숭인동

by빈자루

어제 골목길에서 본 그 할머니


오늘도 또 만났네


좁은 길 높은 문간에 걸터 혼자 벽을 보고 계셨지 왜 인지는 모르지만 벽만 보고 계셨어 벽만 보고 처량하게 앉아 계셨지


누굴 기다리는 걸까 누구랑 말을 걸고 싶으신 걸까 지나가는 나를 보며 그 할머니 말하지 않았어 그 할머니 말하지 않았어


어제 봤던 그 할머니 오늘도 그 골목길에서 또 마주쳤네 높은 문간 좁은 골목길 한 발에서 빠져버린 쓰레빠를 주으러 엉금엉금 기고 계셨어


왜 기는 것일까 누가 멀리로 던져버린 것일까 홀로 그네처럼 가져다 놓은 것일까 그 할머니 나는 지나쳤네 그 할머니 나를 보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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