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아카시아
제법 푸근해진 바람을 타고 달큼한 향이 기분을 좋게 했다. 걸어서 오분 남짓 걸리지 않는 관리사무소를 가는 길에 차를 태워주시겠다는 아버님이 참 감사했다. 며칠 전 이사로 인해 몸살이 온 나를 진심으로 걱정해 주던 아버님의 목소리가 생각났다.
"아카시아가 활짝 폈네"
"이 냄새가 아카시아예요?"
"그래, 아카시아야"
원래 살던 곳이었으면 느껴보지 못했을 맑은 공기와 잔잔하지만 깊은 꽃내음들이 마음을 달래준다. 창문을 열어두면 새벽 일찍 들리는 참새 소리와 이른 저녁에 들려오는 뻐꾸기 소리가 참 재미있다. 서울에서 태어나 경기도 부천에서 서른 초반이 넘어서까지 살아왔기에 이러한 자연은 나에겐 지루하지 않을 풍경이다.
"작은 도움이라도 필요하면 전화해"
"감사합니다!"
3월, 외가
결혼식을 미뤄두고 신혼집부터 구했다. 주변에 연락을 잘 안 하는 성격 탓에 몇 년 만에 소식 들은 막내 이모에게 연락이 왔다.
"너 임신했지?"
"아뇨"
그렇게 생각할 수 있지. 얼마나 당황스러웠을까. 결혼식 소식이 아닌 신혼집으로 이사 간다는 소식부터 들었으니. 사실 그럴만했다. 요즘은 결혼식 자체를 스킵하는 커플들도 적지 않게 보이지만 이모가 살던 시대는 결혼식을 올리고 합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우리 엄마는 나와 나이차이가 많이 난다. 나는 서른 초반. 엄마는 곧 70세이다. 당연히 세대 차이가 많이 난다. 아무래도 소식을 늦게 전해 들은 외가는 내가 사고라도 쳤지 않았을까 하는 의심이 들만했다.
"아기를 좋아해서 차라리 그랬으면 좋겠어요."
그 뒤에 던진 말이다.
이모는 놀랐다며, 예비 신랑을 한번 보고 싶다고도 말했다. 엄마가 침대를 해줬으니 다른 가구를 사라며 돈을 보내주셨다. 그 덕에 살림에 보탬이 되었다. 연락도 자주 못 드렸는데 이렇게 축하를 받으니 감사하지만 한편으로는 죄송했다.
이모와 연락을 끊고 엄마에게 전화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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