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자꾹 김효숙
"한 학기 동안 환경을 위해 할 수 있는 일 한 가지를 실천하고 인증샷과 후기 남기기"
몇 년 전, 제가 교양과목을 가르치며 학생들에게 내준 과제였습니다. 학생들은 충실히 과제를 수행했고, 기말고사 전 결과를 제출했습니다.
20층인 집에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으로 오르내리며 종아리가 두꺼워지는 부작용을 겪었다는 애교 섞인 투정부터, '음식 남기지 않기'를 실천하느라 학식 접시까지 핥아 먹었다는 너스레까지. 아이들의 다양한 실천 사례들을 보며 저는 미소 지었습니다.
학생들은 한 학기 동안 환경 지킴이 생활을 하며 불편함을 겪었지만,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저 또한 숙제를 내준 만큼 최선을 다해 환경친화적 일상을 살아가려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발자꾹 김효숙 작가님의 온라인카지노 글을 읽으며 공감을 많이 했습니다.
"나도 그렇게 했었다"는 뿌듯함을 가지고 말이죠.
그런데 출간하신 바카라을 읽고 난 뒤, 밤새 이불킥을 했습니다.
제가 뿌듯함을 가지고 썼던 모든 댓글을 지우고 싶어서 말입니다.
"지렁이 앞에서 주름잡는다"는 옛말이 딱 들어맞는 상황이었습니다.
초 고수 앞에서 제가 무슨 짓을...
제가 학생들과 함께 했던 것은 '숙제' 수준인 것에 반해, 김효숙 작가님은 삶 자체가 '환경'에 대한 철학을 가지고 계셨습니다.
용기(容器)와 용기(勇氣)라는 동음이의어를 이용하여 '용기 여사'라는 별명을 가지게 된 김효숙 작가님의 바카라은 일상생활에서 환경 지킴이 활동을 하며 겪은 웃픈 에피소드부터 실천 가능한 활동까지 다양한 이야기들로 엮여 있었습니다.
[1장 나는야 용기 여사!]에서는 환경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그려져 있었습니다.
[2장 용기 여사의 장바구니]에서는 사람들의 낯선 시선에도 용기(容器)를 가지고 다가가는 작가님의 용기(勇氣)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3장 용기 여사의 쓰레기 줄이는 일상]에서는 텀블러, 손수건, 용기, 수저 등 일상생활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모범답안들이 들어 있었습니다.
[4장 특별한 날에 필요한 용기]에서는 다이어트가 필요한 선물 포장과 그 포장들을 활용한 아이디어가 돋보였습니다.
[5장 버리지 않을 용기]와 [6장 쓰레기 없는 세상을 꿈꾸다]에서는 다 쓴 물건들도 새롭게 쓸 방법들을 찾아보고 실제로 실천할 수 있는 유용한 정보들을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이 바카라을 다 읽은 후, 제가 스스로를 하수라 생각한 이유는 텀블러는 가지고 다니지만 용기까지는 시도해 보지 않은 것, 배달을 시키더라도 일회용품을 받거나 사용하지 않지만 수저까지 챙겨본 적이 없다는 것, 제로웨이스트 상점이 있다는 건 알았지만 한 번도 가보려고 시도해 보지 않았다는 것 등, 저의 실천이 걸음마 단계라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찾아보니, 제가 살고 있는 지역에도 제로웨이스트 상점들이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지금껏 찾아볼 생각도 안 해본 제가 부끄러워지더라고요.
작가님의 담백한 글 덕에 앉은자리에서 후루룩 읽었습니다. 너무 쉽게 읽혔지만, 일상을 살며 종종 찾아볼 것 같습니다. 제게 이보다 더 좋은 환경 지침서는 없으니까요.
환경에 관심 있으신, 세상 모든 분들께 이 바카라을 권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