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 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2026' 관람기
여름의 열기가 빠져나가기 전 즉흥적으로 국립 현대미술관으로 향했다.
두 개의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는데, ‘올해의 작가상 2026’을 택했다.
동시대를 살고 있는 화가들은 무얼 그릴까 궁금해졌다.
내 눈을 사로잡은 건 이해민설 작가의 ‘돌’ 그림이었다. 벽을 채운 무채색의 물체가 <잔설>이라는 걸 알고는 머쓱해졌다.
나는 얼마나 많은 잔설을 ‘돌’로 확신하며 지냈을까.
이해민설 작가는 최소한의 형태로 자신의 존재를 유지하는 것들에 눈길을 보낸다.
경계에서 아슬아슬하게 버티고 있는 모든 것들에 대한 위로가 느껴졌다.
전시회를 둘이 가면 좋은 건 상대의 ‘유레카!’를 공유할 수 있다는 거다.
동행자 언니가 열광했던 그림 앞에 마주 섰다. 전현선 작가의 <토끼도 굴을 두 개 판다> 보물 액자도 오늘 방문을 칼라풀하게 덧칠했다. 삶은 너무 다각적이고 다층적이어서 하나의 분명한 기준만으로는 도저히 알아낼 수 없다는 작가의 소개말처럼. 새로운 선과 면이 끊임없이 나오는 액자.
독립운동가를 연기한 배우가 대사를 다른 톤으로 연기한 두 장면이 한 화면에 나오는 단편영화도 날 꽤 오래 붙잡아 두었다. 광복절에 어울리는 뜻깊은 우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