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 16세와 마리와네트가 등장하여 근엄하게 계단을 내려오고 신하들은 정중하면서도 우아하게 머리를 조아린다. 더할나위 없이 호화롭고 장중한 의식이다. 이어서 루이 16세가 무대 가운데로 나와 춤을 추기 시작한다.
조금 전의 위엄은 간 데 없고 우스꽝스러운 자세와 움직임을 거리낌 없이 보여준다. 뒤를 이어 신하들도 왕과 똑같은 자세와 움직임을 하느라 정신이 없다. 복사한 듯이 모두 일사불란하게 춤을 춘다.
모든 것이 획일화되고 복종하는 권력의 속성을 단숨에 보여주는 이 장면을 발레에서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많이 없다. 신음하는 민중의 고달픈 삶과 대비되는 귀족들의 질펀한 향락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나면 왜 그들이 들고 일어날 수 밖에 없었느지를 느끼게 된다.
"파리의 불꽃"은 프랑스 시민혁명이 왜 일어날 수 밖에 없었는지를 단순하면서도 설득력 있게 춤으로 보여준다. 그리고 그 시대를 만들어낸 많은 사람들의 삶을 사실적이며 역동적으로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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