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 마텔 <파이 이야기>

Life Of Pi by Yann Martel

by정숙진

이번 주 낭독/필사할 문장:


It's important in life to conclude things properly. Only then can you let go. Otherwise you are left with words you should have said but never did, and your heart is heavy with remorse.



***스포일러 주의***


구명보트에 의존하여 227일을 버틴 소년의 기적 같은 이야기입니다.


항해 도중 갑자기 조난당하면서 과연 누가 구조하러 올지, 또 그때까지 식량과 물이 남을지 걱정입니다. 이 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얼룩말과 하이에나, 오랑우탄, 호랑이까지 소년과 같은 운명이 되었다는 점입니다.


이 무시무시한 동물들과 함께 그 멀고 막연한 여정을 이어갈 수 있을까? 이런 고민은 주인공 파이만 한 건 아닌가 봅니다. 한 배에 운명을 맡긴 짐승들 모두 머릿속에서 자신의 생존 가능성을 따집니다.


결국, 리처드 파커와 파이 둘만 남는데,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던 이 둘은 운명처럼 위태로운 여정을 이어가는 파트너가 됩니다.


다행히, 파이는 뭍에 도착하여 현지 주민들에게 구조되고 리처드 파커는 자신의 길을 찾아갑니다. 그러다, 작품 막바지에 드러나는 진실이 또 한 번 독자를 놀라게 하지요.


위 글은, 바카라의 후반부에 나오는 문구입니다.


생사를 오가는 여정을 함께 해온 동지이자 적이면서, 조련당하는 동물의 역할을 해온 리처드 파커는, 뭍에 다다르자마자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사라져 버리죠. 그토록 오랜 시간 동안 동고동락해 온 이에게 작별인사도 없이 떠나다니 주인공 입장에서는 섭섭할 수밖에 없습니다.


인간의 언어로 표현하지는 못하더라도, '그동안 버텨줘서 고맙다', '앞으로 잘 지내라' 정도의 의미가 전달될 만큼 눈빛 교환이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요? 아니, 오히려, 굶주린 맹수에게 잡아먹히지 않은 걸 다행으로 여겨야 할까요?




바카라에서 발굴한 문장을 활용해 낭독과 필사를 하는 북클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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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번역가, 여자, 엄마, 아내, 주부로 삽니다. 생소한 영국의 문화와 그 속에서의 제 경험을 쉽고 재미있는 글로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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