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Of Pi by Yann Martel
***스포일러 주의***
구명보트에 의존하여 227일을 버틴 소년의 기적 같은 이야기입니다.
항해 도중 갑자기 조난당하면서 과연 누가 구조하러 올지, 또 그때까지 식량과 물이 남을지 걱정입니다. 이 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얼룩말과 하이에나, 오랑우탄, 호랑이까지 소년과 같은 운명이 되었다는 점입니다.
이 무시무시한 동물들과 함께 그 멀고 막연한 여정을 이어갈 수 있을까? 이런 고민은 주인공 파이만 한 건 아닌가 봅니다. 한 배에 운명을 맡긴 짐승들 모두 머릿속에서 자신의 생존 가능성을 따집니다.
결국, 리처드 파커와 파이 둘만 남는데,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던 이 둘은 운명처럼 위태로운 여정을 이어가는 파트너가 됩니다.
다행히, 파이는 뭍에 도착하여 현지 주민들에게 구조되고 리처드 파커는 자신의 길을 찾아갑니다. 그러다, 작품 막바지에 드러나는 진실이 또 한 번 독자를 놀라게 하지요.
위 글은, 바카라의 후반부에 나오는 문구입니다.
생사를 오가는 여정을 함께 해온 동지이자 적이면서, 조련당하는 동물의 역할을 해온 리처드 파커는, 뭍에 다다르자마자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사라져 버리죠. 그토록 오랜 시간 동안 동고동락해 온 이에게 작별인사도 없이 떠나다니 주인공 입장에서는 섭섭할 수밖에 없습니다.
인간의 언어로 표현하지는 못하더라도, '그동안 버텨줘서 고맙다', '앞으로 잘 지내라' 정도의 의미가 전달될 만큼 눈빛 교환이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요? 아니, 오히려, 굶주린 맹수에게 잡아먹히지 않은 걸 다행으로 여겨야 할까요?
바카라에서 발굴한 문장을 활용해 낭독과 필사를 하는 북클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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