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한 장 그리고 이야기 하나
한때 컬러링북이 인기였던 때가 있었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색을 넣는 행위가 힐링으로 여겨졌었죠. 사람들은 생각을 멈출 수 있는 어떤 행동을 찾아다닙니다. 하지만 저는 좀 다르게 생각합니다. 색칠하기는 한없이 자유로운 상상의 순간이라고요. 재미있는 생각이 진짜 힐링이 아닐까요?
근본적으로 회화적인 기술로 자연의 색을 구현할 수 없습니다. 모든 색칠하기는 세상과 다른 색을 칠하는 것입니다. 색을 칠할 때 저 자신과 싸움을 많이 합니다. 무의식적으로 실제와 최대한 비슷한 색을 찾으려고 하기 때문이죠. 그렇게 완성된 그림은 실제와 비슷하지도 않고 매력도 없어집니다. 의식적으로 다른 색을 쓰도록 저 자신을 타일러야 합니다. "제발 다른 색을 써봐~"
위의 그림은 [일상을 여행으로 만드는 그림]에서 그렸던 실제 산바카라길 풍경입니다. 펜 드로잉에 디지털로 색칠을 해보았습니다. 여전히 저의 무의식은 실제와 비슷한 색을 찾기 위해 혈안이 되었습니다. 겨우겨우 본능을 억누르고 실제 세상에 없는 색들도 함께 채워 넣었습니다. 아직은 실제 색감과 어느 정도 연관이 있는 선에서 색들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더 과감한 색들의 선택은 아직 용기를 내지 못하겠네요.
아래 그림은 디지털이 아니라 실제 색연필로 색을 칠한 그림입니다. 혹시 "미래 소년 코난"에서 나온 저 비행체를 기억하시나요? 아주 간결하고 미니멀한 디자인의 비행체가 어린 저의 마음을 사로잡았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