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한 장 그리고 이야기 하나
제 안에는 여러 명의 자아가 존재합니다. 태어날 때부터 타고난 자아, 불안과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 자아, 그 밖에도 수시로 바뀌는 자잘한 자아들이 숨어있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자아는 글과 그림을 그리는 "그림한장이야기"란 녀석입니다.
2020년부터 현재(2026년)까지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고 있습니다. 그 내용들을 온라인카지노스토리를 비롯해서 몇 군데에 공개를 하고 있습니다. 한 명이라도 보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최소한의 정제된 그림과 글을 올리려고 노력합니다. 그러다 보니 작가 "그림한장이야기"는 본래의 자아보다 조금 더 착하고 조금 더 현명한 듯한 왜곡이 발생합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그림한장이야기"라는 자아로 착한 척을 7년 가까이했더니 실제 자아도 덩달아 착함을 흉내 내고 있는 것입니다. 어느 순간 저는 제가 쓴 글들이 족쇄가 되어서 저의 행동을 자제하게 만듭니다. 물론 아직도 나쁜 행동을 합니다. 작가라는 자아가 없었더라면 더 엉망진창인 인간이 되었겠죠. 저의 무의식이 이렇게 계속 질문하는 것 같습니다. "작가 [그림한장이야기]라면 어떻게 행동할까?"
그림을 그리는 자아는 일상을 여행자의 시선으로 보게 해 주고, 글을 쓰는 자아는 제 자신을 객관적으로 돌아보게 만들어 줍니다. 특히 사람들에게 그것들을 공개함으로써 표현의 절제와 참을성을 배웁니다.
얼마 전, 예전 같으면 분에 못 이겨 함부로 했을 행동을 자제할 수 있었습니다. 그 순간 나에게 이런 힘이 어디서 왔을까? 신기했습니다. 그리고 깨달았죠. 저의 두 번째 자아, "그림한장이야기"가 행동했다는 것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