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브랜드라는 단어를 들으면 기업이나 상품을 떠올렸다.
어떤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
어떤 이미지를 전달하는지,
사람들에게 어떻게 기억되는지.
그런데 어느 순간 알게 되었다.
사람도 다르지 않다는 것을.
누군가는 떠올리기만 해도 편안하고,
누군가는 유난히 신뢰가 간다.
어떤 사람은 늘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고,
어떤 사람은 조용하지만 오래 기억에 남는다.
그 차이는 어디서 오는 걸까.
한때의 나는 그런 생각을 자주 했다.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더 인정받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사람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까.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나보다 타인의 기준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누군가와 의견이 다르면
내가 틀렸나 싶었고,
관계가 불편해지면
내가 더 맞춰야 한다고 생각했다.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고,
누군가에게 실망을 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게 살아갈수록
이상하게도 점점 더 나를 잃어갔다.
상대의 기대에 맞추느라
정작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생각을 가진 사람인지,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인지
스스로도 알 수 없게 되었다.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오래 걸어온 기분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친구가 이런 말을 해주었다.
"공부를 한다는 건 새로운 이론을 발견하는 게 아니야. 결국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지."
그 말이 오래 남았다.
나는 어떤 문장에 마음이 움직이는 사람인지.
어떤 태도를 가진 사람에게 끌리는지.
무엇을 불편해하고,
무엇을 끝까지 지키고 싶은지.
그런 작은 기준들이 쌓여
결국 나라는 사람을 만든다는 것을
그제야 조금 알게 되었다.
브랜드도 결국 비슷한 것 같다.
거창한 이미지나 포장이 아니라,
반복되는 태도,
자주 사용하는 언어,
쉽게 포기하지 않는 가치,
오래 지켜온 취향.
그런 것들이 쌓여
한 사람의 분위기가 되고,
결국 그 사람만의 브랜드가 된다.
그래서 나는 요즘
남들처럼 되는 것보다
나를 더 알아가는 일에 관심이 많다.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지보다
어떤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은지를 먼저 생각한다.
아직도 나는 나를 알아가는 중이다.
좋아하는 공간을 발견할 때도,
좋은 문장을 읽을 때도,
누군가와 대화를 나눌 때도,
조금씩 나라는 사람의 결을 배워간다.
사람과 관계,
태도와 취향,
분위기와 삶의 방향 사이에서
조금 더 나다운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
결국 브랜드란
특별한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아닌 사람이 되지 않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나라는 브랜드를 천천히 만들어가는 중이다.
이 카지노 게임을 통해
수년간 내가 알아온 나를 다시한번 정리하고, 다듬어 보려 한다.
독자분들도 모두
이 글을 읽으며,
함께, 각자의 브랜딩화 과정에 휩쓸려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