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기 개학 증후군, 꾀병이 아니라 마음의 신호입니다

개학이 두려운 아이에게 건네는 따뜻한 보폭


긴 여름의 열기가 서서히 잦아들고 아침저녁으로 스치는 바람의 결이 달라질 때면, 집안의 공기도 은근한 긴장감으로 물들기 시작합니다.

아이의 방 한구석에 얌전히 놓여 있던 바카라가방이 다시 제자리를 찾고, 알람 시계의 바늘이 제 몫을 다해야 하는 시간. 유난히 뜨거웠던 방학의 자유로움을 뒤로하고 다시 규칙의 세상으로 돌아가야 하는 2학기 개학은 어른들의 생각보다 아이들에게 훨씬 더 큰 무게로 다가옵니다.


pexels-yankrukov-6210304 (1).jpg2학기 개학 증후군을 겪는 아이와 안타까워하는 부모



봄날의 1학기가 새로운 친구와 학년에 대한 풋풋한 설렘을 품고 있다면, 2학기는 다릅니다.

쉬어 가던 걸음을 멈추고 곧바로 학업과 시험, 이미 형성된 관계의 틈바구니 속으로 뛰어들어야 하기에 아이의 마음은 출발선 앞에서 유난히 무거워집니다.

아침마다 이불을 뒤집어쓰고 일어나기 힘들어하거나, 이유 없이 배가 아프다며 현관문 앞에서 서성이는 모습을 볼 때 부모의 마음에는 덜컥 염려와 답답함이 앞서기도 합니다.

"방학 동안 충분히 쉬었잖아", "이제 다시 열심히 해야지"라는 말이 목 끝까지 차오르기도 하지요.


하지만 그 무거운 발걸음과 굳은 표정은 게으름이나 꾀병이 아닙니다.

계절이 바뀌듯 자신의 세계를 다시 단단하게 조율해야 하는 과정에서 몸과 마음이 보내는 지극히 솔직하고 자연스러운 적응의 신호입니다.


어른들도 긴 휴가를 마치고 일상으로 복귀할 때 월요병이라는 이름의 피로를 겪듯, 아이들의 여린 마음도 낯선 일상으로 돌아가는 데 충분한 숨고르기 시간이 필요합니다.

정해진 시간표에 쫓기기 전, 아이가 느끼는 막연한 불안과 두려움을 그저 있는 그대로 바라봐 주는 시선이 먼저여야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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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기 개학 증후군으로 불안해하는 아이의 마음을 차분하게 보듬어주는 일상 속 따뜻한 대화와 힐링의 시간입니다.


이 시기 아이에게 가장 큰 안식처는 다그침이 아닌 부모의 다정한 눈빛입니다.

"학교 가기 싫다"는 아이의 투정 뒤에 숨겨진 "다시 잘 적응할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을 먼저 읽어내어 주는 것, "다시 시작하려니 마음도 몸도 참 분주하고 피곤하지?"라며 그 감정을 오롯이 인정해 주는 것만으로도 아이의 굳어 있던 어깨는 부드럽게 이완됩니다.


완벽하게 첫날을 시작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제시간에 신발을 신고 문을 나선 것만으로도, 무거운 가방을 메고 하루를 묵묵히 버텨낸 것만으로도 아이는

오늘 하루 최고의 용기를 낸 것입니다.

조급한 마음에 등을 떠밀기보다, 아이가 내딛는 느린 발걸음에 우리의 보폭을 맞추어 주는 넉넉함이 필요합니다.


현관문을 열고 집으로 돌아온 아이에게 오늘은 어떤 결과나 과제를 묻기보다, 두 팔을 벌려 따뜻한 온기로 안아주며 말해주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참 애썼다고, 천천히 한 걸음씩 걸어가도 충분하다고 말입니다.

부모가 건네는 그 다정한 신뢰의 온기가 아이로 하여금 새로운 계절을 향해 다시 한 발을 내딛게 하는 가장 단단한 힘이 되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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