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교육 전문가가 제안하는 '성장하는 나들이'의 기술
아이의 눈높이에서만 보이는 세상이 있습니다.
화려한 꽃들의 잔치 속에서 아이가 발견한 아주 작은 초록에 잠시 머물러 봅니다.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입니다.
창밖으로 비치는 연둣빛 잎사귀들이 하루가 다르게 짙어지는 것을 보며,
우리는 본능적으로 밖을 향하게 됩니다.
이맘때면 부모들의 마음은 분주해지죠.
"이번 주말 나들이 갈만한 곳은 어디일까?" 하며 검색창을 두드리는 손길에는
아이에게 더 넓은 세상을 보여주고 싶은 다정한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오랜 시간 현장에서 아이들의 성장을 지켜봐 온 저에게, 자연은 단순한 휴식처 그 이상입니다.
그것은 아이의 닫힌 감각을 깨우고 정서를 보듬어주는 가장 커다란 교실이기 때문입니다.
파주의 어느 수목원을 걷다 보면,
아이들의 시선이 어른과는 사뭇 다른 곳에 머무는 것을 발견하곤 합니다.
화려하게 핀 꽃의 군락보다 발치에 핀 작은 이름 모를 풀꽃 하나에
마음을 뺏겨 한참을 웅크리고 앉아 있는 아이.
그 순간 아이의 뇌에서는 시각적 변별력과 관찰력이 소리 없이 자라납니다.
"저 꽃은 무슨 색이니?"라고 가르치기보다, 아이가 머무는 그 시선의 끝을 함께 바라봐 주는 것.
그것이 우리가 자연에서 줄 수 있는 가장 큰 교육입니다.
잔디밭을 마음껏 달리고, 손끝으로 모래의 서늘하고 부드러운 질감을 느끼는 경험은
아이의 고유수용성 감각과 정서적 이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복잡한 도심의 소음에서 벗어나 흙을 밟고 바람의 감촉을 느끼는 동안,
예민했던 아이의 마음은 비로소 평온한 쉼표를 찍습니다.
발달이 조금 느리거나 마음이 지친 아이들에게 5월의 흙과 모래는
그 어떤 처방전보다 따뜻한 위로가 되어주지요.
우리가 주말 나들이 갈만한 곳을 찾아 떠나는 진짜 이유는 아마도 '함께함'에 있을 것입니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아이가 건네는 "엄마, 오늘 바람이 간지러웠어"라는 한마디는 단순한 문장이 아닙니다. 자신이 느낀 오감을 언어로 갈무리하며 세상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가는 경이로운 과정입니다.
이번 주말, 거창한 계획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아이의 손을 잡고 동네 공원이라도 나가 보세요.
햇살의 온도, 풀냄새, 그리고 당신의 따뜻한 눈맞춤.
그 삼박자가 어우러진다면 그곳이 바로 아이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힐링 스팟이 될 것입니다.
내일 아침, 당신과 아이의 시간이 초록빛으로 물들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