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소나기가 퍼붓는 날이었다.
좀 놀다 오겠다고 나갔는데 비가 오길레
어디냐고,비가 많이오니 어서 들어오라고 해도 뉴뉴는
괜찮다고 친구랑 있다며 집에 들어올 생각이 없었다.
답답한 마음에 아이가 있는 곳으로 가보았더니
같은반인데 옆동에 사는 친구 영철이 (가명)가 있었고
영철이 어머니랑 영철이 동생, 영철이 셋이서
하필 아파트 엘레베이터가 잠시 고장이 나서
오갈곳 없이 아파트 1층에서 비를 피하고 있는 상황에
뉴뉴는 그 친구가 좋아서 그냥 친구 옆에 같이 서있는 상황이었다.
초면이지만 어차피 비도 오고 엘베도 고장이니
나는 영철이 어머니께 옆동 우리집으로 가시면 어떻냐고 제안했지만
영철이네 어머니는 어차피 곧 저녁먹으러 가야한다고 한사코 거절을 하셨다.
생각해보니 나도 저녁을 뉴뉴랑 먹어야 했다.
그래서 조심스레 메뉴를 여쭤보았다.
혹시.. 뭐드세요?
그랬더니 글쎄 내가 제일 좋아하는 춘리마라탕을 가려고 하신다는게아닌가.
메뉴를 듣자마자 뉴뉴에게 우리도... 마라탕 같이 먹으러 갈까? 하니 뉴뉴가 좋아 죽는다.
그렇게 우리는 옆 테이블에서 각자의 마라탕들을 계산하고 함께 저녁을 먹었었다.
그날 이후로 부쩍 둘은 더 친해진거 같았다.
그래서 8:10분이 되면 뉴뉴의 핸드폰이 울린다.
" 뉴뉴야 어디야? "
영철이가 다정하게 물어본다.
" 나 지금 아직 집이야 이제 나갈라고"
보통 이런 대화가 이어지면 백이면 백
"빨리나와~" 이런 대화로 마무리할걸 당연히 내 귀는 예상했건만,
영철이가
" 너 천천히 와도돼~" 하는것이 아닌가.
순간 내 귀를 의심했다.
초등학교 3학년이 이렇게 세상 다정한 목소리로
너 천천히 와도 돼 라니 ..!
나도 가끔 아침에 뉴뉴랑 같이 나가면
영철이의 얼굴을 보게 되는데
영철이는 얼굴에 약간 그 부처님의 알듯말듯한 미소가 늘 묻어있다.
어른을 봐서 약간 쑥쓰러운 마음과 친구를 봐서 좋은 마음이 한 얼굴에 묻어있다.
어떤날은 영철이가 아무 전화도 안한날이었다.
학교가기 약간 빠듯한 시간에 나왔는데
그날도 영철이가 베시시 부처님 미소로 아파트 1층에 서있는 것이 아닌가.
전화도 안해서 이미 먼저 간거였으면 어쩌려고!
뉴뉴가 핸드폰을 잃어버렸다길레 오늘 그걸 찾으러
나랑 다시 학교로 막 돌아다녔는데
조용히 별 말도 없이 같이 동행해서 같이
땀 뻘뻘 흘리며 핸드폰을 찾아주는데
비록 핸드폰은 못찾았지만 그건 중요치 않다.
영철이한테 진짜 오늘도 감동했다.
영철이는 늘 평온하다.
감정의 기복이 별로 없어보인다.
내가 영철 너무 귀여워서 영철아! 아줌마가 아이스크림사줄게 그러면
표정의 미동없이 괜찮습니다 한다. 보통 아이들은 걍 와~~ 나이쓰 야르 이런거 기대했는데
영철이는 달랐다.
확실이 영철이는 안정형이다.
내가 딸이 있었더라면 영철이같은 남자한테 시집보냈을텐데
딸이 없는게 아쉬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