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동네에 산바카라을 나갔다가 짱뚱어탕 식당을 발견했다. 다음에 와봐야겠다 생각하고 일단 지나쳤다. 며칠 뒤 점심 시간에 갔는데 손님은 나뿐이었다. 하지만 맛에 의심을 품지는 않았다. 추어탕도 아니고 굳이 향토음식인 짱뚱어탕을 파는 걸 보면 분명 사장님께 만만찮은 경력이 있을 터였다.
대부분 한식당은 4인용 식탁을 두기 때문에 혼자 자리를 차지하는 게 죄송했지만 사장님은 전혀 못마땅한 기색이 없었다. 오히려 젊은 여자가 혼자 짱뚱어탕을 먹으러 온 것이 반가운 낯빛이었다. 냉수로 입안을 식히고 기다리는데 곧 열 가지가 넘는 밑반찬이 깔렸다. 물김치에 가장 먼저 손이 갔다. 시장기에 재우쳐 안 그래도 산 입맛을 바짝 일으키는 새큼하고 시원한 맛이었다. 열무김치, 부추김치, 섞박지까지 갈수록 젓가락질이 들떴다. 모두 어설프게 가짓수만 채운 게 아니라 제대로 맛이 든 김치였다. 나물은 또 얼마나 맛깔나는지 짱뚱어탕이 나왔을 때는 이미 나물이고 김치고 반밖에 없었다.
끓는 소리를 내는 뚝배기가 앞에 놓이면서 안경에 김이 확 서렸다. 구수한 냄새가 풍기자 가슴이 들렁들렁했다. 국물을 맛보기 전 입바람으로 훌훌 두어 번 식혀주었지만 역시나 입천장과 혀를 데어 버렸다. 그래도 참을 수 없었다. 홀린 듯 툽툽한 국물을 연달아 떠먹었다. 시원하게 속이 뚫리면서 우썩우썩 기운이 차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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