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맞춤

by박순동

【진달래, 그 붉은 망설임】제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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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맞춤

박순동


끝내 뒤돌아 서 있으려 했는데

짐짓 모른 척, 눈을 감고 지나치려 했는데

어쩌다 그대의 눈동자 속에

내 마음이 먼저 닿아버린 것일까요


투명한 분홍빛 꽃잎 사이

수줍게 뻗어 나온 수십 개의 꽃술들

그 가느다란 떨림 끝에 매달린

보석 같은 꽃가루의 영롱함이라니

아, 당신은

나를 유혹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저, 당신의 온 존재를

제대로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군요


차마, 마주 보지 못했던 그 붉은 겁(怯)은

그대의 투명한 눈동자 앞에서

어느새 눈물처럼 씻겨 내려가고

나는 비로소

당신의 그 화사한 웃음을

있는 그대로 마주합니다.


이제는 외면하지 않을게요.

당신의 그 떨림,

내 가슴에 고이 담아둘게요.


26.4.8.북한산 진달래 길에서 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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