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나는 맞는 것보다 혼자인 것이 더 두려웠다

믿었던 것들이 무너지던 날들- 상처#2

bybloom

"미영아."

"미영아."


따뜻한 피아노 연주와 마음을 편하게 하는 교회의 공기 덕분에 나는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

언제 잠들었는지도 모른 채, 오빠가 부르는 소리에 나는 잠에서 깼다.


"미영아, 집에 가자."

"오... 오빠?"

"가자. 일어나."


나는 반주하던 언니가 오빠에게 연락을 해서 나를 데리러 온 줄 알았다.

하지만 오빠는 집으로 걸어가는 길에 엄청난 사실을 알려주었다.


"미영아. 아까 피아노 치던 누나 예쁘지 않아?"

"예쁜 건 모르겠고, 피아노는 잘 치더라."

"오빠가 그 누나 좋아해. 비밀이야. 오빠도 집이 싫고, 힘들 때 집에 들어가기 싫어서 방황하고 있는데 우연히 저 누나 피아노 소리에 교회를 쳐다보다가 교회에 가게 된 거야. 근데 아직 오빠 혼자 좋아하고 있어. 비밀이야."

"아, 응..."

"오빠 비밀도 말했으니까 너도 비밀 하나 말해줘."

"뭘 다 알고 있잖아. 그런 게 어딨어."

"오빠는 미영이도 어디엔가 기대고 속마음도 털어놓고 그런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어. 오빠라도 해줄 테니까 힘들면 말해. 오빠가 지켜줄게."


나는 오빠의 다짐 같은 그 말이 지켜지지 않을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마음이 이상했다.

울고 싶지 않은데 눈은 따뜻해지고, 눈을 깜빡이지도 않았는데 눈물이 흘러 목까지 타고 내려왔다.

눈물이 나오는 것을 숨기려고 훌쩍이지도 않고, 닦을 수도 없었다.


"야. 얼마나 힘든 게 많으면 그렇게 별말도 아닌데 울어. 누가 보면 오빠가 울린 줄 알겠다. 집에 다 왔으니까 그만 울어."

오빠는 씩씩하게 말했지만, 오빠 역시 마음으로 울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오빠의 그 말에 나는 소리 내서 울기 시작했다. 내가 소리 내어 울자 오빠의 눈도 촉촉해졌다.

그리고 내게 털어놓은 오빠의 비밀만큼은 지켜주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이렇게 울면서도 오늘 본 것은 오빠에게 말할 수가 없었다.

오빠의 어깨가 처음으로 가벼워 보였고, 오빠의 설렘 가득한 목소리와 눈빛에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집으로 들어왔다.

집 문을 열고 신발을 벗자마자 숨 막힐 것 같은 공기가 느껴졌다.


식탁 위에는 방금 꺼진 것처럼 연기가 채 사라지지 않은 재떨이와 소주병이 있었고, 아버지가 앉아 계셨다. 어머니는 방 안에 계셨다.

방 안에서는 훌쩍이는 소리가 들렸다.


"다녀왔습니다."

오빠가 인사를 했고, 나는 주방을 가로질러 방으로 들어가려 했다.

방에 조용히 들어가려 하는데 뒤에서 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렸다.


"배미영. 너도 지금 들어오는 거야?"

그 소리에 방 앞에서 멈칫하고 서 있는데, 그 소리를 듣고 어머니가 방에서 나오셨다.


"넌 뭐 하는 애가 학교도 조퇴하고 어딜 싸돌아다니다가 지금 들어오는 거야?"

날카로운 어머니의 목소리에 답을 할 수가 없었다.

고개를 들어 어머니를 보니 어머니는 눈이 뻘겋게 부어 있었다.


'우신 건가? 혹시 엄마가 알게 되셨나?'

생각이 들었지만 확실하게 두 분이 싸우셨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


"왜 대답이 없어?"

"아니, 그게 엄마. 내가 배가..."


말이 끝나기도 무섭게 식탁에 앉아 계시던 아버지가 일어나시더니 머리를 한 대 쥐어박으시고는 회초리 될 만한 것을 찾으셨다.


"뭐? 조퇴를 했어? 근데 왜 이제 들어와? 대답 안 해?"

배가 아파서 조퇴를 했고, 집에 일찍 들어왔었는데 아버지의 불륜 사실을 알게 되었고,

어머니의 학교에 갔었고, 확실하진 않지만 어머니도 체육 선생님과 같이 있는 것을 보게 되었고, 교회를 갔다가 이제 들어왔다는 말을 나는 할 수가 없었다.

더욱 입을 꽉 깨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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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사는 법보다 행복하게 사는 법을 찾고 싶어 용기를 내어 나의 꿈을 다시 꺼내봅니다. 조금 늦은 봄이지만 언젠가 꽃을 피우기 위해 오늘도 꿈을 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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