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 거주한 지 30년이 넘었다.
그런데 아직도 적응 중인 것인지 이해 안 가고 갑갑한 거 투성이다.
이젠 제법 익숙할 법도 한데.....
나는 태국 방콕에서 살아남기 위해 언어를 해왔다고 해도 무방하다.
나는 못 알아 들어서 답답한 것보다 알아 들어서 괴로운 게 더 많았다.
특히 일이 끝나면 그 자리를 벗어나고 싶은 마음뿐이어서 얼른 그 장소를 떠났다.
말이 통한다는 이유로 주위 사람들에게 시달림을 많이 당했다.
그래서 같은 통역을 하는 친구들이 더 편했는 지도 모르겠다.
알아서 말하고 알아서 행동하니까...
그런 동료들이 아닌 주위 아는 사람들은 본인의 문제를 당연히 내가 해결해 줄 걸로
아는 경우가 많으니 점점 사람들 만나는 횟수가 줄고 혼자 있는 시간이 더 편해졌다.
그래서 남편이 더 편한지도 모르겠다.
각자 자기 생활을 할 수 있으니까.
그렇다고 현지 태국인들과 친분을 쌓는 것도 그리 쉽지 않았다.
태국어를 하는 건 생활하는 데 불편함이 없는 것이지 사람 사귀는 것은 별개의 일이었다.
태국인들은 기본적으로 감정 표현을 거의 하지 않는다.
겉으로는 밝게 인사하고 있지만 개인 사생활은 철저히 숨긴다.
그래서 속을 알 수 없다.
설령 친해질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끊임없이 티키타카를 주고받아야 한다.
한 번 어느 장소를 가면 항상 같이 어울리고 가주고... 예외가 거의 없는 편이다.
그래서 무리 지어 다니면 재미는 있을지 몰라도 나의 개인 사생활이 사라진다.
교민들 생활도 현지화되어 거의 태국인들과 비슷한 부분이 많다.
조금 친해지면 그 가정의 내용을 속속들이 알고 싶어 하고 알게 되어 있다.
한국인들이 가는 곳도 거의 일정해서 한번 눈에 뜨이면 몇 시에 어딜 갔었는지 충분히
알아낼 수 있다.
이제는 그런 게 다 불편해졌다.
조금 심심하고 외로워도 혼자가 편해졌다.
조금 친해지면 남의 사생활에 간섭과 관리라는 오지랖이 발동한다.
태국인들도 그렇고 한국인들도 마찬가지이다.
어울리다 보면 하루가 후딱 지나가고 시간이 아까워진다.
그래서 몇 년 전부터 나는 혼자 시간을 보내는 편이고 이렇게 글을 쓰고
바카라 읽고 남편이랑 소소한 시간을 보낸다. 혼자 조용히 공부도 하고 가끔 들어오는 일로
바깥공기 마시며 꾸준히 운동하며 살고 있다.
외국 생활을 꿈꾸는 분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있다.
외국에서는 주류로 지내는 게 쉽지 않다.
주류로 지내기 위해서는 현지 생활 적응, 현지어, 현지 문화에 100% 흡수되어야 한다.
여기서 태어난 Gen Z 세대는 거의 태국인처럼 말도 하고 불편함 없이 잘 적응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나는 그들이 부럽지도 않고 그렇게 살고 싶지도 않다.
겉모습만 한국인이지 그들은 태국인들이다. 생각하는 방식도 태국인이고 한국에 있는 한국인들과는
많이 다르다. 그것을 받아들이고 감당할 자신이 있다면 해외생활이 잘 맞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다시 한번 고려해야 할 것이다.
예전에는 태국인들의 사고방식,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는 게 아니라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했었다.
그런데 이제는 과감히 그러지 않기로 했다.
그들의 눈치도 안 보기로 하고 my way로 내 식대로 살기로 했다.
태국인들은 배려해 주면 배려해 준 대로 너무 내 삶 깊숙이 들어오려 한다.
친하다는 이유로 가까운 친구에게 질투와 시기심이 매우 강하다.
그것을 견뎌내기가 쉽지 않다. 교민슬롯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그래서 교민슬롯일수록 가족중심으로 어울릴 수밖에 없다.
여기 사는 교민들도 슬롯적, 경제적 수준이 제각각이고 태국인들도 마찬가지다.
평균을 찾기가 정말 어렵다.
이제는 그런 사교모임이나 인간관계의 필요성을 그다지 느끼지 않는다.
외국에 살고자 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관광으로의 기억을 추억으로 남기시고
거주는 많은 것을 새롭게 접하고 감당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알아주었으면 한다.
날이 어두워졌다.
이제 평안과 안락의 시간이다.
미소 지으며 내일을 준비해야겠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