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 리뷰 쓰려다 포기한 어르신

'늙크크'라 비웃기 전에 디지털 격차 줄이려면 '배려'가 필수적

by프랑

그야말로 홍보의 시대이다. 물건을 팔기 위해 홍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팔리지 않는 가게는 문을 닫아야 하고, 잘 팔리는 가게는 살아남는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음식의 맛보다는 입소문이 더 클 때도 있다. 일단 사람이 와야 음식을 먹을 것이기에 어떻게든 사람을 끌어 모아야 한다.


끌어모으기 위한 방안은 다양하지만 가장 강력한 것은 '리뷰'이다. 사람들이 한 줄 남긴 평가는 불특정 다수에게 많은 영향을 끼친다. 특히 한끼를 제대로 먹기 위해 방문하기 전 리뷰를 살펴보는 것은 필수일 뿐더러 주변 맛집을 찾을 때도 중요한 레퍼런스가 된다.


그러나 이제 리뷰가 하나의 레퍼런스를 넘어 절대적 기준으로까지 변모하고 있다. 리뷰들을 슥슥 스크롤로 넘기며 부정적인 평가가 많으면 가기를 주저한다. 그렇기에 가게에서는 그야말로 리뷰에 사활을 걸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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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하게 만드는 리뷰 작성 화면


최근 막국수를 먹으러 갔다가 리뷰를 쓰면 메밀전을 준다는 문구를 보았다. 단품으로 판매하고 있는 메밀전의 가격은 무려 7천 원. 리뷰만 쓰면 공짜로 먹을 수 있으니 쓰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음식점 입장에서 리뷰를 하나 받기 위해 음식과 맞바꿀 만큼 리뷰가 굉장히 중요해졌구나, 씁쓸해졌다.


옆 테이블 60대 중반의 부부가 음식을 기다리고 있다가 리뷰 문구를 발견하셨는지 리뷰를 쓰겠다고 스마트폰을 들었다. 쓰고 있던 안경을 위로 이마에 걸치고, 잘 보이지 않으시는지 인상을 쓰며 검지 손가락을 이용해 화면을 하나하나 터치하고 계셨다.


대신 도와드리고 싶었으나 오지랖을 부리는 것 같아 슬쩍 슬쩍 눈치만 보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여성분이 나를 보며 이거 사진도 찍어서 올려야 되는 거냐고 물어보셨다. 나는 그렇다, 고 대답했고 여성분은 아직도 리뷰를 작성하는 화면도 켜지 못하고 있었다.


이리저리 만지고 스마트폰을 멀찍이 두고 보았다가 가까이 두고 보았다가 하며 씨름을 하셨지만, 결국 "에잇, 안해!" 라는 말과 함께 스마트폰을 내려두셨다. 사실 내 눈은 아들을 보고 있었지만 속으로는 여성분을 응원하고 있었는데, 포기하는 모습에 나도 괜스레 아쉬움을 느꼈다. 앞에 계시던 남편분은 그런 아내의 모습에 개의치 않아 하는 모습으로 때마침 나온 막국수를 먹기 위해 젓가락을 들었다.


나도 이런 리뷰를 남기는 화면이 복잡하고 해야 할 것이 많아서 그만둔 적도 많다. 아예 시도조차 하지 않을 때도 있다. 그러나 이제는 어딜 가든 이러한 서비스가 많아져서 괜히 어떤 것을 주는지 들여다 보게 되고, 콜라나 사이다 같이 간단한 음료 이상일 때, 즉 메밀전처럼 음식일 때는 왠지 하지 않으면 손해 보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그나마 나는 스마트폰을 익숙하게 사용하기 때문에 허둥지둥하더라도 금방 할 수는 있다. 그러나 어르신들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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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튜브 채널 <악성 내성인 정일영>에서 정일영님이 '침착맨'에게 디지털 특강을 받는 콘텐츠가 올라왔다. 조회수가 100만 회를 넘으며 대중들의 관심과 공감을 받았는데, 정일영님이 키오스크로 음료를 주문하고, 배달 어플로 음식 주문, 택시 어플로 택시 잡는 것을 배우는 내용이었다. 시대가 변했으니 배워야 한다는 침착맨의 이야기에 빠르게 수긍하던 정일영님은 마음대로 되지 않아서 종종 화를 참는 모습이 웃음 포인트였다.


점점 더 촘촘해지는 디지털 격차


디지털 격차라는 말을 흔하게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하늘에 뜬 구름처럼 추상적으로만 사용 되고 있을 뿐 우리 생활 전반에서 어떤 방식으로 그 격차가 발생하고 있는지 세밀하게 따지지 못하고 있다. 더 나아가 이를 어떻게 완화할 수 있는지에 대한 방안도 부족한 현실이다.


이러한 격차는 소외를 만든다. 소외는 위축과 두려움을 낳고 포기를 하게 한다. 물론 가까운 복지관이나 문화센터 등에서 어르신들을 위한 디지털 교육을 진행하고 있으나 한시적이고 집에 돌아와서 혼자 해보려고 하면 잘 되지 않는다.


모든 것이 디지털로 변하고 있다. 아날로그는 낡은 추억 속 서랍에 들은 그 무엇이며 디지털에 익숙하지 않으면 '늙크크'라고 조롱을 받기 십상이다. 이러한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어려움을 겪는 사람을 위해 '배려'가 필수이다. 적극적인 배려를 통해서 격차로 벌어진 틈을 메워야 한다.


침착맨이 정일영님을 도왔듯이, 우리 모두가 디지털 기기에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을 위한 '디지털 조력자(Digital Supporter)'를 자처하면 어떨까? 특히 음식점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이러한 리뷰 이벤트를 손님들에게 알리고, 이를 하지 못하는 사람은 직원이 도와주는 것이다. 그럼 음식점 사장님 입장에서는 리뷰가 쌓여서 좋고, 리뷰를 작성한 대가로 음식을 먹는 손님도 좋은 상부상조가 일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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