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잠과 통잠

강박의 역설

by날개

억지스러운 의도와 강박적 집착은 오히려 본래의 목적을 파괴하는 역설을 낳는다.


조각잠과 통잠을 보자. 수면의 질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은 수면의 연속성인데, 많은 사람들이 겪는 조각난 수면 유지 장애의 근본 원인은 생체 리듬의 불균형뿐만 아니라 잠을 반드시 자야 한다는 강박적 인지 상태에서 기인한다. 위험에 직면했을 때 편도체가 활성화되어 교감신경을 최고조로 끌어올리는 것처럼, 잠을 자야한다는 의식적 압박과 긴장은 신체를 각성 상태로 전환시킨다. 통잠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침대에 누워 시간을 확인하거나 억지로 잠들려는 물리적·인지적 노력을 전면 중단해야 하며,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몸의 힘을 완전히 빼고 방치해 두는 생리적 이완이 가장 중요하다.


이러한 강박의 역설은 인간의 창작 활동에서도 동일하다. 예컨대, 글을 쓰고자 때 쓰겠다는 의지로써 연구 주제와 영감을 쥐어짜려 들면 역설적으로 고갈과 정체라는 부작용만 마주하게 되며, 대단한 '작품'을 만들어내겠다는 의도적 집착은 도리어 뇌의 전두엽을 과도하게 긴장시켜 창의적 사고를 가로막는다. 오히려 억지스러운 시도를 멈추고 모든 것을 내려놓을 때, 비로소 내면의 무의식이 작동하며 생생하고 독창적인 소재가 달콤한 통잠처럼 불쑥 찾아올지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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