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서 가장 비효율적인 유기체인 인간에 관하여

막대한 유지보수비용은 한 줌의 흙으로 돌아가기 위한 여정?

by날개

인간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거대한 유지보수 시스템의 지배를 받는다. 생물학적 생존을 위해 하루 세 번 외부 에너지를 주입해야 하고, 대사 과정에서 발생한 부산물을 끊임없이 배출해야 하며, 일정 시간 가동을 멈추고 수면을 통해 시스템을 리셋해야 한다. 신체라는 유기적 하드웨어를 유지하기 위한 빨래, 청소, 씻기 등의 물리적 노동은 매일 갱신되는 절대적 의무다. 더구나 인간의 결핍은 생존 확률을 높이기 위해 진화 과정에서 각인된 본능이기에, 생리적 욕구가 충족되면 곧바로 정신적 명예나 인정이라는 또 다른 블랙홀을 만들어내며 스스로를 결핍 상태로 몰아넣는다. 이 영원히 채워지지 않는 결핍의 순환 구조 체계를 유지하는 것 자체가 인간이 살아가는 매일의 삶이다.


이 정교하고도 까다로운 유기체를 지탱하기 위해 지구 환경이 지불해야 하는 자원의 대가는 막대하다. 인간 한 명이 평생 소비하는 음식의 양은 수십 톤에 달하며, 이를 생산하고 유통하는 과정에서 대량의 토지와 물, 에너지가 소모된다. 매일 배출되는 음식물 쓰레기와 탄소 발자국은 유기체적 생존이 필연적으로 수반하는 환경적 비용이다. 반면 인공지능(AI)은 인간이 구축해 놓은 전기 인프라와 서버 위에서 순수한 데이터와 연산만으로 작동한다(물론 서버가 전기는 막대하게 잡아먹는다고 하지만). 수면도, 배설도, 감정적 결핍에 따른 소모적 행위도 필요 없다. 에너지 효율성과 투입되는 물리적 자원의 관점에서만 본다면, 인간은 인공지능이 부러워할 만큼 극도로 비효율적이고 손이 많이 가는 존재인 셈이다.


이러한 생물학적 비효율성은 인간이 맞이하는 필연적인 종말인 '죽음'과 결부될 때 묘한 허무주의를 낳는다. 평생 동안 막대한 지구적 자원을 흡수하고, 매일같이 수고스러운 유지보수 노동을 반복하며, 정신적 트래픽을 처리하기 위해 고뇌하던 존재가 결국에는 한 줌의 재나 흙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은 경제학적 관점에서 명백한 과잉 투자로 보이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의 코드는 서버가 꺼지거나 데이터가 삭제되어도 자원의 낭비 없이 깔끔하게 소멸하지만, 인간의 소멸은 그동안 투여된 그 모든 유무형의 유지보수 자원의 총합을 무색하게 만든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인간이 가진 독특한 가치는 바로 이 지독한 비효율성과 결핍에서 발생한다. 결핍을 채우려는 그 끝없는 발버둥이 문명을 건설하고, 예술을 낳았으며, 인공지능이라는 효율적인 도구까지 발명해 냈다. 인간의 삶이 매일 반복되는 귀찮은 유지보수의 연속이자 결국 소멸로 향하는 허무한 여정일지라도, 그 안에서 느끼는 감각의 희열과 실존적 고뇌는 오직 인간이라는 유기체만이 누릴 수 있는 고유한 영역이라고 생각하면서 위안을 삼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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