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반도체 업계가 기록적인 수주 호황의 결실을 나누는 방식을 두고 시장의 시선이 차갑게 식어가고 있다는 지적이 무성하다. 라인에서 정해진 매뉴얼대로 움직이는 공장의 단순 제조 및 생산, 관리 인력 등에게까지 관행적으로 수억 대에 이르는 성과급이 일괄 지급되는 현상은 글로벌 스탠더드 관점에서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정작 회사의 미래와 기술 패권을 바카라임질 극소수의 하이퀄리티 설계 인재와 핵심 엔지니어들에게는 경직된 연봉 체계와 하향 평준화된 보상 구조를 들이밀어 실리콘밸리행 비행기에 오르게 만들고 있다는 경고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
이 기괴한 자본 배분의 이면에는 제조업 패러다임에 갇힌 한국 기업들의 고질적인 구조적 한계가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수십억 원의 파격적인 몸값을 쥐어주어서라도 반드시 붙잡아야 할 핵심 브레인들의 "왜 단순 공정 관리자들과 비슷한 수준의 보상을 받아야 하느냐"는 회의감에 공감이 간다. 미국 빅테크들과 실리콘밸리 스타트업들이 상상을 초월하는 주식 보상(RSU)을 앞세워 한국의 최고급 두뇌들을 무차별적으로 흡수하는 동안, 국내 거인들은 호황의 착시에 가려진 채 평등주의식 보상 잔치로 황금거위의 뼈까지 씹어먹고 있다는 목소리가 크다.
결국 당장 눈앞의 노사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대중적 보상 파티에 자본을 쏟아부은 대가는 머지않아 찾아올 하드웨어 정체기 속에서 잔인한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전망이 고개를 든다. 원천 설계 지능을 가진 핵심 인재들이 모두 떠나버린 한국의 반도체 기지에는 결국 시키는 대로 물건만 찍어내는 비대한 '생산 공장장'과 단순 노동 인력들만 남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이 아니길 바란다. 전 세계가 한국 반도체의 화려한 실적과 성찬에 취해 있을 때, 기술 피라미드의 꼭대기에 선 소수의 빅테크들은 한국을 언제든 대체 가능한 고급 제조 하청 기지로 박제하며 인류 역사상 가장 기만적인 인재 식민지를 완성해 가고 있다는 것을 아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