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를 위한 스트레스면 충분하다

by날개

현실을 유지하기 위해 온라인 게임에서 타인을 마주하고 에너지를 쏟는 것만으로도 일상의 스트레스 총량은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른다. 생계를 위한 구속과 피로가 비대해질 때, 자발적인 지적 활동은 역설적으로 해방의 공간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어떠한 성과를 내야 한다거나 제도적인 인정을 받아야 한다는 압박을 스스로 부여하는 순간, 순수한 취미는 또 다른 형태의 노동이자 감정 소모의 연장선으로 전락하고 만다. 외부의 평가를 완전히 소거한 사유만이 주체에게 온전한 통제권을 돌려준다.


따라서 이러한 지적 활동은 철저히 사적인 영역에 머물러야 하며, 외부의 보상이나 규격을 지향하지 않는 비목적성 행위로 남아야 한다. 타인의 시선과 제도의 요구를 원천 차단한 채 오직 논리 체계에만 침잠하는 과정은 그 자체로 고요함을 제공한다. 무언가를 증명하려는 욕망을 내려놓고 그저 쓰고 싶을 때 쓰고 싶은 주제를 다룰 때, 비로소 행위의 본질만 남게 된다.


결국 목적 없는 사유가 도달하는 곳은 타인의 인정이 아닌 개인의 평온이다. 현실의 의무에서 벗어나 오직 스스로의 만족만을 추구하는 이 건조한 과정은, 삶의 무게를 견디게 하는 완충지대가 된다. 타인과 제도로부터 독립하여 홀로 존재하는 시간은, 인간이 복잡한 관계 속에서 스스로를 지켜내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담백한 해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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