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가 눈을 뜨자 현은 이미 침대에 걸터 앉아 바닥에 떨어져 있는 옷가지를 주워 입고 있었다. 햇살이 비스듬하게 현의 브래지어 끈을 비췄다. 현은 바지를 추켜올리며 말했다. “이거 좀 버리면 안 돼?”
기는 현의 시선이 향한 곳을 보았다. 연녹색 화분에 잎이 전부 노랗게 변해버린 식물이 창백하게 아침 햇살을 반사했다. 기에게는 그 식물이 한 순간에 그렇게 시들어 버린 것처럼 느껴졌다. 분명 이놈이 지금은 기의 방에 무척이나 어울린다고 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잎이 진하고 푸릇푸릇했을 때, 연녹색 화분에서 길고 넓게 잎을 늘어뜨리고 있는 모습은 기의 방에 제격이었다.
현이 상의를 머리에 끼워 넣고 있을 때 기가 말했다. “버리면 너무 방이 휑할 것 같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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