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곳을 만져주는 손

아픔과 함께 설움이 흘러내렸다

by소망안고

어깨가 시리고 아파서 잠을 깼다.

눈은 떴지만
몸은 여전히 자고 싶어
쉽게 일어나지 못하고
가만히 천장을 바라본다.

하얀색 천장이 도화지가 되어
머릿속 생각들이 하나둘 그림으로 그려진다.

지금은 아픔이지만
과거에는 기쁨이었던 기억들이
하나둘씩 그려진다.

그때였다.

삐비빅~~

도어록 비밀번호가 눌리는 소리.

누구냐고 물어보지 않아도 된다.
도어록 번호를 아는 단 한 분.

딸과 나에게
잠시 안식처를 내어주신 분이다.

“일찍 왔죠?
아픈 몸 치료받아야 해.
안 그러면 다른 병이 생겨.”

말하며 재킷을 벗으신다.

참 바지런하시다.

아침부터 가족을 챙기는 일도
바쁘실 텐데.

요가 매트를 바닥에 펼치시더니
짧게 말씀하신다.

“누위.”

가만히 누웠다.

아픈 곳 한 곳 한 곳을
손으로 만져주신다.

“아……”

목에서
아픔의 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런데 이상했다.

아픈 건 몸인데
눈에서는
아픔과는 조금 다른 것이 올라왔다.

설움이었다.

소리 내어 엉엉 울었다.

나 왜 이렇게 서럽지?

누군가가
아픈 곳을 만져주어서였을까.

아니면

너무 오래
아픈 곳을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못해서였을까.

괜찮은 척하고,
참고,
버티고,
내가 알아서 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지내온 시간이 떠올랐다.

그런데 그날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됐다.

그저 누워 있어도 됐다.

아픈 곳을
누군가가 알아서 찾아주고
말없이 만져주었다.

그래서였을까.

참았던 눈물이
한꺼번에 쏟아졌다.

정말 아프다.

몸이 아픈 것보다
마음이 더 아프다.

아니,

어쩌면 나는
몸이 아픈 것이 아니라

너무 오래
마음이 아팠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날 나는
아픈 몸을 치료받으며

내가 얼마나 지쳐 있었는지를
비로소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