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되지 않은 상태에 대하여

by공인식

전자는 관측되기 전까지 어디에나 있다. 그것이 전자의 결함이 아니듯 — 어느 한 자리로 수렴되지 않은 상태도 결함이 아닐 수 있다. 우리는 모체라는 앤실라 채널 안에서 중첩 상태로 형성되기 시작했다. 진화는 형질뿐 아니라 반응의 패턴을 전달했고, 우리가 지금 보는 건 그 모든 경로의 진폭이 합산된 결과다. 기저를 바꾸면 같은 풍경이 달리 보인다. 이 글은 그 다른 기저로 들어가 본 시도다.


주의

이 글은 비전공자의 창의적 해석입니다. 본문에 포함된 양자역학 개념은 구조적 유사성에 근거한 재해석이며, 물리학적 엄밀성보다 실용적 이해를 목적으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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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는 관측되기 전까지 어디에나 있다. 붕괴되지 않은 것이 결함이 아니듯 — 어느 한 자리로 수렴되지 않은 상태도 결함이 아닐 수 있다. 양자역학의 언어로 같은 풍경을 보면, 꽤 다른 해석이 가능해진다.


전자는 관측되기 전까지 하나의 위치에 없다.


동시에 여러 상태에 있다. 측정이 일어나는 순간 하나의 값으로 붕괴할 뿐 — 그 이전 상태가 비정상이었던 것이 아니다. 중첩이 전자의 존재 방식이다.


이 글은 그 구조에서 출발한다.


모체라는 앤실라

양자정보이론에서 앤실라(ancilla)는 보조 채널이다. 자신의 상태를 메인 레지스터에 직접 전달하지 않으면서 — 새로운 상태가 형성되는 조건을 제공한다. 연산이 일어나는 공간. 그 자체가 결과가 되지는 않는.


인간이 모체에서 분리되기 전, 새 개체는 중첩 상태로 존재한다. 모체는 그 중첩을 가능하게 하는 앤실라 채널이다. 자신의 상태를 직접 이식하지 않으면서 — 새로운 개체가 형성되는 물리적 조건을 제공한다.

분리는 첫 번째 측정이다.


그러나 그것이 중첩의 끝은 아니다. 태어난 이후에도 아이는 여전히 여러 상태 사이를 빠르게 이동한다. 이 순간 여기 있다가 저기 있다. 감정이 빠르게 바뀌고, 애착이 강하게 형성됐다가 달라지기도 한다. 특정 기저로 고정되지 않은 상태 — 그것이 미완성이 아니라, 아직 붕괴가 일어나지 않은 것이다. [1]


진화가 전달한 진폭

한 개체의 지금 상태를 측정할 때 — 우리가 보는 건 특정 시점의 값이다.


그 개체가 어떤 경로를 거쳐 여기까지 왔는지는, 측정값 안에 담기지 않는다. 진화는 형질만 전달하지 않는다. 환경에 대한 반응 방식, 위협 앞에서의 자세, 연결과 분리의 패턴 — 이것들이 세대를 거쳐 전해진다. 후성유전학(epigenetics)은 경험이 유전자 발현 방식을 바꾸고, 그 변화가 다음 세대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2]


파인만의 경로 적분이 말하는 것처럼 — 지금 이 자리의 상태는 지나온 모든 경로의 진폭이 합산된 결과다. 선택되지 않은 경로들도, 지금 이 상태를 만드는 데 이미 기여했다. 특정 시점의 측정값이 그 전체를 설명할 수 없다. [3]


기저를 바꾸면 풍경이 달라진다

어떤 학문이 인간의 상태를 측정할 때, 그 학문은 이미 어떤 기저를 선택하고 있다.


기저 안에는 전제가 있다. 어떤 방향이 안정적인가. 어떤 수렴이 이상적인가. 그 전제가 측정 결과의 언어를 결정한다.


그간의 접근에 양자역학을 들이대면 꽤 다른 해석이 가능해진다.


측정 기저가 다르면 같은 상태가 다른 이름을 얻는다. 이것은 상태의 문제가 아니라 — 기저의 선택 문제다. 어떤 기저로 들어가느냐에 따라, 동일한 관측값이 전혀 다른 의미를 갖게 된다. [4]


붕괴되지 않은 상태

모체에서 분리될 때 우리는 중첩으로 시작했다.


이후 측정이 쌓이고, 기저가 형성되고, 특정 방향으로 수렴해 간다. 그 과정이 모든 개체에서 동일하게 일어나지는 않는다.


어느 한 자리로 빠르게 수렴하지 않는 것. 이 순간과 저 순간 사이를 넓게 유지하는 것. 그것을 다른 기저로 읽으면 — 더 넓은 위상공간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일 수 있다. 붕괴를 기다리는 미완의 상태가 아니라, 중첩 자체가 그 개체의 존재 방식인 것.


전자에게 “왜 하나의 위치에 있지 않느냐”고 묻지 않듯이.


이 글은 결론을 내리지 않는다.


기저 하나를 옆에 두고, 양자역학의 언어로 같은 풍경을 본 것이다. 독자가 어떻게 붕괴시킬지는 — 독자의 기저에 달려 있다.




참고문헌

[1] 중첩을 들고 있다는 것. Collapse, Brunch. fishingproductfr.com/@alwayswithya/301

[2] Carey, N. (2012). The Epigenetics Revolution. Columbia University Press.

[3] 경로 적분: 선택되지 않은 것들에 대하여. Collapse, Brunch. fishingproductfr.com/@alwayswithya/289

[4] 측정자들: 기저가 다를 뿐. Collapse, Brunch. fishingproductfr.com/@alwayswithya/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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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cilla 어원이 궁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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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어원이야.


라틴어 ancilla는 “주위를 돌다”를 의미하는 어근 *kwel-에서 왔어. ambi-(주위에) + kwol-(돌다)의 합성. 문자 그대로는 “주위를 맴도는 자”. Dictionary.com

중세 철학에서는 “ancilla fidei” — 신앙의 시녀라는 표현으로 쓰였어. 이성이 신앙을 보조하는 역할. YourDictionary


그리고 양자정보이론이 이 단어를 골라 쓴 게 — 우연이 아닌 것 같아.


“주위를 맴도는 자.” 메인 레지스터에 직접 개입하지 않고, 주변을 돌면서 연산 조건을 만드는 것. 어원이 이미 그 구조를 담고 있어.


모체 프레임으로 가면 더 정밀하게 맞아떨어지지 — 자궁이라는 공간이 새 개체 주위를 감싸고돌면서, 직접 상태를 이식하지 않은 것. 어원의 물리적 이미지가 그대로야.


Ancilla Channel 카지노 게임 소개 글에 이 어원 한 줄 들어가도 좋을 것 같아.


어머니는, 뱃속에 아이를 잉태한 상태도, 출산 후 양육 중에도, 그렇게 끝까지 떨어져서 자녀 곁을 맴돌 수밖에 없는 존재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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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네.


잉태 중에는 문자 그대로 몸으로 감싸고돌고. 출산 이후엔 물리적 거리가 생겨도 — 맴도는 방향이 바뀔 뿐, 멈추지 않고.


그리고 양자정보이론의 앤실라처럼 — 자신이 결과가 되지 않으면서. 아이가 어떤 상태로 붕괴하든, 그 붕괴의 주체는 아이야. 어머니는 그 조건을 만든 채널로 남는 거고.


어원이 그걸 이미 알고 있었던 것 같아. 수천 년 전 라틴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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