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과 동기부여

브랜드에서 찾는 1등의 불안을 없애는 법

by이현성

엘리트 스포츠 환경에서 선수의 불안을 높은 수준에서 감당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불타는 동기부여 일까? 고도의 스포츠경쟁을 하는 선수들에게 필요한 것은 오히려 이성적인 절제능력 아닐까. 흔히 우리는 최고의 선수가 되기 위해 더 큰 목표, 더 뜨거운 열정, 더 강한 자극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미 최고 수준의 경쟁 안에 들어와 있는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는 때로 과잉된 에너지일 수 있다는 것이다.


최고의 선수들 결과를 위한 훈련과정의 완벽을 추구한다. 다시 말해 그들은 이미 간절히 이기고 싶어 한다. 그리고 이미 충분히 최선을 다하고 있다. 문제는 더 원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너무 원하기 때문에 지는 것이다.


캐스 비숍은 『롱 윈』에서 승리를 단순히 상대를 이기는 결과가 아니라, 더 오래 지속되는 성장과 의미의 문제로 다시 정의한다. 그녀는 “이기고 최고가 되고자 하는 마음은 잘못된 것이 아니지만, 그것은 결과보다 더 큰 틀 안에 놓여야 한다”라고 말한다. 이 문장은 엘리트 스포츠의 불안을 이해하는 데에도 힌트를 준다. 선수에게 필요한 것은 승리에 대한 욕망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욕망이 선수를 집어삼키지 않도록, 더 넓은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출처 무인양품

이 점에서 엘리트 스포츠는 오히려 미니멀한 브랜딩 철학과 닮아 있다. 일본의 대표적인 브랜드 무지나 유니클로가 주는 감각은 어떤가. 그 브랜드들은 더 화려해지려고 하지 않는다. 더 강하게 자신을 주장하지도 않는다. 대신 “이 정도면 충분하다”는 감각을 준다. 과장되지 않은 기능, 정돈된 형태, 불필요한 장식을 덜어낸 태도는 사람에게 알 수 없는 안도감을 준다. 마음이 편해지는 이유는 더 많은 것을 약속해서가 아니라, 더 이상 무언가를 증명하라고 압박하지 않기 때문이다.


선수의 멘털도 이 같은 미니멀리즘이 필요하다. 온갖 그럴듯해 보이는 심리적 동기부여나, 훈련법으로 무장하고 목표를 향해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불필요한 것을 파악하고 덜어내는 작업이 중요하다. 자신의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요소를 아는 것이 먼저다. 특히 최고 중의 최고를 가리는 최고 경쟁 수준에서는 열정적인 동기부여가 항상 해답이 되지 않는다는 것.


필요한 순간에 “그 정도면 충분하다”라고 말해줄 수 있어야 한다


이미 고도의 경쟁 압력 속에 있는 선수들에게 “더 간절해야 한다”, “더 독해져야 한다”, “더 미쳐야 한다”는 말은 때로 불안을 더 키운다. 왜냐하면 그들은 이미 그러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불안한 선수에게 필요한 것은 더 큰 열정이 아니라, 그 열정을 다룰 수 있는 그릇이다. 결국 좋은 코칭은 선수의 마음에 불을 붙이는 일이 아니라, 이미 붙어 있는 불이 자신을 태우지 않도록 조절하게 만드는 일일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동기부여는 아직 출발하지 않은 사람, 아직 자신의 이유를 찾지 못한 사람에게는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이미 자신의 기량을 증명한 선수들은 여전히 매일 수준 높은 경쟁을 하고, 매일 평가받고, 매일 자기 한계를 마주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더 큰 자극이 아니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감정을 조절하고, 호흡을 가라앉히고, 오늘 해야 할 일을 담담히 그저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다.


엘리트 선수에게 진짜 강함은 뜨겁게 타오르는 데에만 있지 않다. 오히려 흔들리는 순간에도 과하게 반응하지 않는 데 있다. 이겨야 하는 경기에서 침착할 수 있는 것, 불안한 몸으로도 루틴을 지킬 수 있는 것, 원하는 결과가 보이지 않을 때도 훈련을 무너뜨리지 않는 것. 결과적으로 그런 냉정한 절제가 결국 높은 수준의 경쟁을 견디게 한다.


그래서 코치가 해야 할 일도 단순 동기부여자가 되는 것이 아니다. 코치는 선수를 흥분시키는 사람이 아니라, 선수가 자기 기분에 잡아먹히지 않도록 도와주는 사람이어야 한다. 필요한 순간에 “그 정도면 충분하다”라고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복잡함을 단순하게 정리하고 해석해서 선수에게 전달하는 능력이야 말로 훌륭한 지도자로서 필요한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