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된 선수의 취약성
교육부가 2026년 4월 23일 낸 설명자료에 따르면, 2026년 3월 기준 전국 초등학교 6,189개교 중 287개교, 약 4.6% 가 점심시간이나 쉬는 시간에 축구, 야구 등 일부 구기 활동을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교육부는 이를 “전면 금지”라기보다 학교 여건상 안전사고 우려가 있는 일부 활동을 제한하는 상황인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된 데에는 특정 학부모들의 악성민원도 있다.
이 같은 시대변화에 따라 유소년 엘리트 스포츠 현장도 환경은 다르지만 학부모와 지도자 선수간의 구조적 궤는 교육계와 같이한다. 현재 엘리트 스포츠계에서 가장 큰 권력을 가진 사람은 코치도 선수도 아니다. 바로 보호자인 부모다. 결국 유소년 선수에 대한 가장 큰 바카라임은 부모에게 있는 것이다. 성인이 아닌 아이는 자신의 진로와 인생을 스스로 온전히 결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부모는 아이의 스포츠를 선택하고 그 아이를 잘 지도해 줄 코치를 찾는다. 직접 가르칠 수 없기에 전문가인 지도자에게 그 역할을 위탁하는 것이다.
"혹시 다치지 않을까?" "너무 힘들지는 않을까?" "다른 아이들에 비해 뒤처지지 않을까?" 부모의 사랑은 이 같은 질문들로 아이들을 보호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선수를 키우는 과정에서 선수의 발목을 잡는 것은 결국 부모의 불안이다.
그래서 이러한 질문에 답을 하는 과정에서 선수의 훈련환경은 점점 안전한 방향으로 이동한다. 마치 입시를 준비하는 엄마들처럼 요가 필라테스, 센터 등등 각종 케어를 하느라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아이들을 실어 나르기 바쁘다. 늘어난 학업 의무와 함께 말이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요즘 경쟁 무대에서 가장 쉽게 무너지는 선수들은 너무 일찍부터 관리받아 온 아이들이다. 부모가 원하는 최적의 상황은 아이의 마음이 다치지 않고 성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코치가 해야 할 일은 경쟁력이 높은 전문선수를 만드는 것이다. 그러한 선수를 만들려면 높은 수준을 버틸 몸을 만들어야 한다.
선수는 언젠가는 아주 피곤한 상태로, 불안한 상황에서 자신을 통제할 수 없는 상태에서 경쟁해야 하는데 그때 필요한 질문은 이 선수가 이 상태를 견딜 수 있는가?이다. 그 힘은 보호 속에서 만들어지기보다는 하루하루 계속되는 도전과 실패 속에서 만들어진다.
부모의 역할과 코치의 역할은 태생적으로 같을 수 없다. 부모와 달리 코치는 아이가 힘든 순간을 맞이할 여지를 주고, 무너지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러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넘어질 때마다 일으켜주는 것은 보호의 영역이지 교육이 아니다. 선수로 가는 길은 불편하고 불안한 것이다. 다른 길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