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5월 12일 화요일
*WTI (West Texas Intermediate)
미국 텍사스 서부에서 생산되는 고급 원유(가벼운 원유) 기준 가격
*bp (bp는 basis point)
금리 0.01% 단위의 이름
1bp = 0.01%
10bp = 0.10%
이번에 10년물 금리가 4.8bp 올랐다는 건 금리가 0.048% 오른 것입니다.
별거 아닌 숫자처럼 보여도 국채 시장에서는
이 정도 움직임에도 수조 원짜리 돈들이 방향을 바꿉니다.
밤사이 월가는 묘한 장면을 연출했습니다.
중동에서는 다시 화약 냄새가 짙어졌고,
유가는 뛰었고,
금리도 올랐습니다.
원래라면 주식시장이 움찔해야 정상입니다.
그런데 시장은 생각보다 멀쩡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반도체가 시장 전체를 멱살 잡고 캐리 했기 때문입니다.
마치 폭우가 쏟아지는 운동장에서
혼자 스파이크 신고 질주하는 육상부 주장 같았습니다.
그리고 한국에서는 또 다른 불씨가 커지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노사 협상이 오늘 마지막 고비를 맞습니다.
오늘 시장은 크게 세 가지 축으로 움직였습니다.
중동 긴장과 유가 상승
AI 반도체 랠리의 폭주
삼성전자 파업 리스크
그리고 오늘 저녁, 트럼프는 베이징으로 향합니다.
S&P500은 사상 최고치를 또 갈아치웠습니다.
나스닥도 올랐고, 다우도 버텼습니다.
그런데 시장 내부 분위기는 생각보다 편안하지 않았습니다.
유가와 금리가 동시에 오르면 시장 입장에서는
“난방비도 오르는데 대출이자까지 오른다.”는 이야기와 비슷합니다.
기업도 소비자도 둘 다 부담이 커집니다.
어제 시장은 아침부터 찬물을 한 바가지 맞았습니다.
이란이 미국에 보낸 협상 답변 때문입니다.
내용은 강경했습니다.
전쟁 배상금을 요구하고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인정을 요구했습니다.
이걸 되받아 치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은 더 강했습니다.
“끝까지 읽지도 않았다. 쓰레기였다.”
현재 휴전은 중환자실 생명유지장치와 같다.
의사가 언제든 플러그를 뽑을 수 있는 상태다.
— 트럼프 대통령
사실상 협상판을 뒤엎는 발언이었습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건 이후 시장 반응입니다.
오전에는 흔들리던 증시가 오전 11시쯤부터 다시 슬금슬금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시장은 이제 트럼프의 말보다 트럼프의 속마음을 알 읽는 것 같습니다.
“지금 증시가 이렇게 좋은데 정말 전쟁 버튼을 누를까?”
"11월 중간 선거를 두고 휴전을 깨고 전쟁을 확대할 수 있을까?"
실제로 트럼프는 최근 미국 퇴직연금 계좌인 401K 수익률을 자랑하며,
증시 상승을 자신의 성과처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시장도 그걸 아는거죠.
하지만 중동 문제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무섭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지나가는 길목입니다.
쉽게 말하면 세계 석유 물류의 ‘목동역 환승 통로’ 같은 곳입니다.
그 좁은 길이 막히면 전 세계 에너지 가격이 흔들립니다.
지금은 저장된 원유 재고가 방파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재고가 줄어들기 시작하면 유가 상승은 훨씬 거칠어질 수 있습니다.
모건스탠리는 봉쇄 장기화 시 브렌트유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갈 가능성도 언급했습니다.
반도체 시장은 뜨거운데,
삼성전자는 지금 내부 갈등이라는 변수를 안고 있습니다.
오늘 노사 최후 담판이 예정돼 있습니다.
핵심은 성과급입니다.
노조는
“회사가 이렇게 많이 벌었는데 직원들도 같이 가져가야 하는 것 아니냐”
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반면 회사 입장에서는 성과급 구조를 제도화하면 부담이 커집니다.
JP모건은 노조 요구 수용 시,
영업이익이 최대 12% 감소할 수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흥미로운 건 여기입니다.
삼성전자에는 악재인데 경쟁사에는 호재가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메모리 시장은 사실상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세 회사가 나눠 먹고 있습니다.
삼성이 흔들리면 남은 두 회사가 물량을 가져가게 되는 건 자명합니다.
그래서 어제 마이크론 주가가 강했던 이유 중 하나로 삼성 리스크가 거론됩니다.
한국 공장 협상 뉴스가 뉴욕 주식시장 랠리 재료가 됩니다.
오늘 한국
5월 13일삼성전자 노사 사후조정 2차 최후 담판. 결렬 시 21일 총파업 돌입.
오늘 결과가 한국 반도체 공급망의 향방을 가릅니다.
오늘 뉴욕
5월 13일4월 CPI(소비자물가지수) 발표.
전년 대비 3.7~3.8% 예상, 2023년 9월 이후 최고치.
예상보다 높으면 금리 인하는 더 멀어집니다.
오늘 저녁
트럼프 대통령이 오늘 저녁 베이징에 도착
내일(5월 14일)과 모레(5월 15일) 이틀간 시진핑과 본회의를 갖습니다.
시진핑은 황제가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천단으로 트럼프를 초대했다고 합니다.
분위기부터 심상치 않습니다.
예상 의제와 시나리오
1) 이란 중재 요청
트럼프가 시진핑에게 "이란 좀 설득해달라"고 요청할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도 호르무즈 원유의 40%를 의존하니 이해관계는 맞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미국보다 덜 급합니다.
"어느 정도나 협조할 것인가"가 관건입니다.
성공 시 유가 즉각 80달러대로 급락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습니다.
2) 무역·관세 빅딜기대 의제
중국의 미국산 대두·보잉 항공기 구매, 희토류 연장, 비민감 품목 교역 상시 협의 기구 설립 논의.
백악관 NEC 위원장이
"기업과 농민에게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습니다.
실현 시 물류·유통 관련주 호재.
3) AI 상호 자제 합의변수
바이든 때 "핵무기 버튼을 AI에 맡기지 않겠다."는 합의를 넘어
AI 군비 경쟁에 상호 자제 협의체를 만들 가능성.
실현 시 하이퍼스케일러들의 AI 설비투자 속도 조절 우려로
반도체·AI주 차익 실현 빌미가 될 수 있음.
4) 대만 갈등 고조저확률·고충격
중국이 대만 무기 판매 중단을 강하게 요구하고 미국이 거부하면서 회담이 냉랭하게 끝날 경우.
글로벌 지정학 리스크 재부각.
반도체·기술주 전반 조정 가능.
당장 극적인 합의보다는 서로 탐색하는 자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말 한마디가 시장을 흔들 수 있다.
— 월가의 공통된 전망
5) Goodbye Jay: 파월의 퇴장과 연준의 독립성
이번 주 토요일(5월 16일),
현대 경제사에서 가장 강력한 권력을 휘둘렀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임기가 공식 종료됩니다.
하지만 그는 조용히 물러날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
파월은 의장 임기가 끝나도 2028년까지 이사 신분으로 연준에 남겠다고 선언했습니다.
후임 케빈 워시가 트럼프의 압박에 못 이겨 금리를 막무가내로 내리는 것을 막기 위한
브레이크 역할을 하겠다는 겁니다.
연준 안에 견제 세력이 남는 셈입니다.
1) 퇴임사가 온건할 경우시장 안도
"연준은 흔들리지 않는다, 데이터에 따라 결정한다"는 원론적 메시지.
채권 시장 안정. 기술주 소폭 상승.
2) 독립성 수호 직격탄을 날릴 경우시장 충격
"연준의 독립성이 위협받고 있다"는 강한 메시지.
국채 금리 발작성 급등.
나스닥 큰 폭 조정. 달러 강세.
이번 주 가장 예상 못 한 뇌관이 될 수 있습니다.
3) 워시 체제의 금리 인하 속도전중기 변수
워시가 트럼프 압박에 굴복해 조기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경우,
단기 기술주 폭등 후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로 장기 채권 발작.
주식엔 양날의 검.
파월 이후 연준 구도 파월이 이사로 남으면서 비둘기파였던 스티브 마일런이 물러납니다.
파월은 매파, 워시는 트럼프 입맛에 맞는 비둘기파로 연준 내부가 재편됩니다.
금리 결정 과정에서 내부 균열이 생길 수 있습니다.
6) 세레브라스 상장: 괴물의 등장
이번 주 목요일(5월 14일),
반도체 역사를 새로 쓸 수 있는 기업이 나스닥에 상장합니다.
세레브라스 시스템즈입니다.
웨이퍼(반도체 원재료 동그란 판)를 잘게 쪼개지 않고 통째로 하나의 칩으로 씁니다.
트랜지스터만 4조 개가 넘습니다.
오픈AI가 이미 코드 생성 작업에 세레브라스 칩을 쓰고 있습니다.
IPO 희망가가 처음 115~125달러에서 150~160달러로 올라갔습니다.
160달러로 상장하면 기업가치 488억 달러입니다.
지난 2월 230억 달러에서 3개월 만에 두 배 이상이 됩니다.
1) 상장 대박 반도체 랠리 기름
"AI 수요가 이렇게 강하다"는 신호로 읽히며 마이크론·SK하이닉스 주가 천장이 한 층 더 높아짐.
반도체 랠리 2차 점화.
2) 엔비디아 경쟁 심화 우려단기 조정
"엔비디아 독점이 흔들린다."는 내러티브 등장.
엔비디아 주가 단기 조정.
단, 시장이 곧 "수요가 더 크다"고 재해석하면 빠르게 회복.
3) 상장 후 급락버블 경고등
적자 기업에 500억 달러 가치.
시장이 외면하면 닷컴버블 재연 공포가 반도체 섹터 전반에 차익 실현 압박.
단기 조정의 도화선이 될 수 있음.
지금 시장은 두 개의 힘이 동시에 싸우는 중입니다.
한쪽에서는
중동 리스크,
유가 상승,
금리 부담이 시장을 끌어내리려 하고 있습니다.
반대편에서는 AI 투자 열풍이 시장을 계속 밀어 올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 반도체가 있습니다.
지금 월가는 마치 브레이크가 뜨거워진 스포츠카를
계속 최고속도로 몰고 있는 느낌에 가깝습니다.
다들 위험한 건 아는데, 아직 내릴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HBM을 독점에 가깝게 공급하며 AI 호황의 직접 수혜를 받고 있습니다.
어제 인텔과 새로운 패키징 기술을 공동 개발 중이라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반도체로 보면 한국은 지금 잔치 한가운데 있습니다.
그런데 반대편에서 세 가지 역풍이 불고 있습니다.
첫째, 유가 상승입니다.
한국은 에너지를 거의 전량 수입합니다.
유가가 오르면 원화 약세 압력이 커지고 물가도 오릅니다.
반도체로 벌고 기름값으로 내는 구조가 심화될 수 있습니다.
둘째, 금리 인하 지연입니다.
골드만삭스가 미국 금리 인하 예상 시점을 올해 12월로 미뤘습니다.
미국 금리가 높게 유지되면 한국 자본 시장에서 외국 자금이 빠져나갈 유인이 생깁니다.
셋째, 삼성 파업입니다.
한국 최대 수출 기업에 노동 불확실성이 생기면
"한국이 안정적인 공급망 파트너"라는 신뢰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베트남 — 기회와 양날의 검
베트남은 지금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최대 수혜국 중 하나입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절반 이상이 베트남에서 만들어지고,
인텔도 호치민에 대형 테스트·패키징 공장을 두고 있습니다.
AI 반도체 수요가 폭발하면 이 공장들의 가동률도 함께 올라갑니다.
유가 상승은 베트남에도 이중 압박입니다.
베트남은 원유를 수출하는 나라이기도 하지만
정유 능력이 부족해서 정제된 석유 제품은 결국 수입에 의존합니다.
유가가 오르면 국내 물가가 오르고 제조업 생산 원가도 올라갑니다.
가장 큰 변수는 내일(5월 14일) 미중 정상회담입니다.
미중 갈등 덕분에 "탈중국" 공급망의 대안으로 베트남이 각광받아 왔는데,
양국 관계가 너무 좋아지면 기업들이 다시 중국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반대로 갈등이 심해지면 베트남에 더 많은 공장이 올 수 있습니다.
양날의 검입니다.
단기 (1~3개월)
반도체는 당분간 계속 뜨거울 가능성이 높습니다.
AI 수요가 꺾일 신호가 없고, 설비투자 계획도 계속 상향 중입니다.
다만 오늘 CPI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 시장이 흠칫할 수 있습니다.
삼성 파업이 장기화되면 메모리 공급 불안이 커지면서
마이크론·SK하이닉스에는 호재, 삼성에는 악재가 동시에 진행됩니다.
중기 (3~12개월)
AI 슈퍼사이클이 진짜라면 메모리와 CPU 수요는 예상보다 훨씬 오래 강할 수 있습니다.
야데니 리서치는 S&P500 연말 목표치를 8,250으로 올렸습니다.
그러나 지금 시장은 소수 AI 관련 종목만 끌고 가는 구조입니다.
전체가 오르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훨씬 좁습니다.
그 좁은 길이 언제 넓어질지, 아니면 갑자기 막힐지가 관건입니다.
장기 (1년 이상)
AI가 산업 전반으로 퍼지면 수혜가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쪽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국과 베트남 입장에서는 반도체 제조 역량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AI 활용 역량을 키우는 것이 이 시기를 잘 통과하는 방법이 아닐까 싶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