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도 나를 지치게 할 수 있다

온라인 게임에서 만난 괴물들 시즌 3 3화

by초연

그 사람은
정말로 좋은 사람이었다.

목소리는 차분했고,
말은 조심스러웠고,
부탁에는 늘 “미안한데”가 붙었다.

그래서 나는
그를 경계하지 않았다.
경계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좋은 사람은
선을 넘지 않는다.

대신
선을 조금씩 당긴다.

“이건 네가 제일 잘하잖아.”
“너한테 부탁하는 게 제일 마음이 편해.”
“너 말고 믿을 사람도 없고.”

그 말들에는
악의가 없었다.
그래서 더 쉽게 받아들였다.


나는 예전보다
훨씬 조심스러웠다.

바로 수락하지 않았고,
범위를 확인했고,
일정을 점검했다.

그럼에도
이상하게도
하루가 끝나면
기운이 빠져 있었다.

상처받은 것도 아니고,
무시당한 것도 아니고,
억울한 일도 없었는데.

그냥
계속 나를 쓰고 있었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초연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현직 전략기획 팀장. 일과 관계, 조직과 권력, 기다림과 선택 사이에서 사람이 흔들리는 순간을 오래 바라봅니다.

469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총 106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이전 02화이번엔 다를 거라고 믿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