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글을 잘 쓸수록, 사람들은 개소리를 더 많이 믿게 된다
사람들은 AI 시대에 가장 위험한 게 "가짜 정보"라고 말한다.
하지만 철학자 해리 프랑크푸르트가 오래전에 짚은 건 다른 문제였다. 거짓말보다 위험한 건 개소리라는 것. 거짓말은 진실이 뭔지 알면서 그걸 뒤집는 행위다. 반면 개소리는 진실이 뭔지 아예 신경 쓰지 않은 채, 그럴듯한 인상만 만들어내는 발화다. 거짓말쟁이는 최소한 자신이 뭘 거스르는지는 안다. 개소리꾼은 진실과 싸우지도 않는다. 그냥 진실이 필요 없는 세계를 만들어버린다.
문제는 지금 이 개소리를 가장 유창하고 자신 있게 생산하는 도구가 생겼다는 데 있다. 확신에 찬 문장, 매끄러운 논리, 전문가처럼 보이는 어조 — AI는 이 형식을 완벽하게 흉내 낸다. 그런데 형식과 진실 검증은 별개다. 프랑크푸르트가 말한 개소리의 핵심이 바로 이거였다. 정보가 있는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연출.
이 글에서 짚어볼 건 이거다. AI가 만들어내는 자신 있는 문장들 중 상당수가 왜 거짓말이 아니라 개소리의 구조를 갖고 있는지, 그리고 이런 콘텐츠가 넘쳐나는 시장에서 오히려 값어치가 올라가는 능력이 무엇인지, 그 능력을 지금부터 어떻게 자신의 자산으로 만들 수 있는지.
모두가 확신에 찬 문장을 무한히 생산할 수 있게 된 시대에, 살아남는 사람은 가장 확신에 찬 사람이 아니다. 자신이 뭘 확인했고 뭘 모르는지 말할 수 있는 사람이다.
개소리와 거짓말의 결정적 차이는 청자와 맺는 계약에 있다. 거짓말은 특정 명제 하나를 뒤집는 데 집중한다. 개소리는 발화자, 청자, 분위기, 권위를 하나의 무대로 만든다. 문장 하나가 아니라 장면 전체를 연출하는 것이다. 그래서 개소리꾼은 사실을 완전히 숨기지 않고도 청자를 유도할 수 있다. 사실 몇 개는 잘라내어 연출된 전체상에 끼워 넣기만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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