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시크가 돈을 받기로 한 진짜 이유

2026.07.01

byAI러 이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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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버티던 사람이 손을 내밀었다


딥시크의 창업자 량원펑은 오랫동안 투자를 거절해온 사람이다. 대기업이 줄을 서도 고개를 저었고, 2025년 초 딥시크-R1이 전 세계를 놀라게 한 뒤에도 사재 4조 원을 직접 쏟아부으며 독자 노선을 고수했다. 그의 논리는 단순했다. 적은 자원으로 최고 성능을 뽑아내는 알고리즘이 있으면, 굳이 천문학적인 인프라에 의존할 필요가 없다는 거였다. 그런데 그 확신이 올해 4월에 흔들렸다. 앤트로픽이 미소스를 공개한 직후였다.



미소스가 보여준 것


미소스는 단순히 성능이 좋은 모델이 아니었다. 스스로 소프트웨어의 보안 허점을 찾아내고 악용하는 수준의 추론 능력을 보였는데, 이게 가능했던 건 알고리즘의 천재성 때문이 아니라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의 컴퓨팅 자원을 쏟아부은 결과였다. 량원펑 주변 관계자에 따르면 그는 이 모델을 보고 나서 "막대한 자금력 없이는 프론티어 AI 경쟁에서 생존할 수 없다"는 현실을 직시했다고 한다. 효율만으로 버틸 수 있는 한계가 어디인지를 미소스가 정확히 보여준 셈이다. 결국 딥시크는 74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1조 원의 외부 투자를 받아들였고, 이 돈은 전부 컴퓨팅 인프라 확장에 투입된다.



전략을 바꿔도 철학은 안 바꾼다


흥미로운 건 그 다음이다. 량원펑은 돈을 받으면서도 오픈소스로 AGI에 도달하겠다는 방향은 절대 바꾸지 않겠다고 했다. AI가 소수의 손에 쥐어져선 안 된다는 생각도 그대로다. 코딩 도구 같은 단기 유행에 올라타는 것도 거부했다. 지금 딥시크-V4는 오픈AI나 앤트로픽의 최신 모델보다 성능이 떨어지지만, 가격이 수십 배 저렴한 덕에 해외에서 조용히 점유율을 키우고 있다. 생각해보면 이건 꽤 낯선 장면이다. 보통 투자를 받으면 투자자 입맛에 맞게 전략이 흔들리기 마련인데, 량원펑은 자본의 논리를 받아들이되 자본의 방향은 스스로 쥐겠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게임의 룰이 바뀌었다고 판단했을 때 전략을 수정하는 것과, 자기 철학을 파는 것은 다른 얘기다. 그 둘을 구분하는 사람이 결국 오래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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