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블로그에 일주일단위로 남기고 있지만,
온라인카지노를 꺼낸지 한달이 지났다는 사실은 가히 충격적이다.
머릿속에는 매일 무엇을 쓰고 싶은지 생각하고 있는데 말이다.
1. 가을을 맞이하는 햇살이 쏟아지는 나날들이 끝난 듯, 뉴질랜드는 삼일연속으로 흐리고 비가 온다.
정원이 있고 나무들로 뒤덮인 곳으로 이사 온 후, 바람부는 날의 소리는 무척이나 다르다.
집들만 많은 곳에는 바람에 날려 물건들이 날아가는 소리,
혹은 바람이 건물에 부딪히는 소리만 들을 수 있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온갖 종류의 나무가 춤을 추며 바다의 파도소리를 만든다.
파도처럼 쏴아 쏴아 소리와는 조금 다르지만, 소리를 표현할 길이 없다.
키도 넓이도, 종류도 모두 다른 나무들과 풀들이 시끄러운 수다를 떠는 느낌이랄까.
온 몸을 흔들어 춤을 추면서 말이다.
인간인 나는 그들의 춤을 눈으로 보고,
그들의 수다를 귀로 들으며 상상한다.
'무슨 이야기를 저렇게 열정적으로 나누고 있는 걸까'
그래서 이런날의 정원도 좋다.
2. 아침에 미니김밥을 쌌다. 조카와 아이가 싸달라는 간식의 종류가 달라
각각 준비하다보니 그런듯하다.
이제 조카가 한국에 돌아갈 날이 1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한 사람이 들고 난다는 건 정말 새롭고 경이로운 일이다.
조카를 데리고 있는 동안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감사함이 생겼다.
이 마음은 어떤 마음일까. 사랑일까.
3. 일주일에 한 번 있는 학교 숙제를 지난 주에 이어 이번주도 까먹고 하지 않은 아이.
지난 주는 처음이니까 그냥 넘어갔는데
이번 주는 아침에 크게 잔소리를 했다.
뒤에서 조카의 한숨소리가 들렸다.
학교에서 숙제를 내 주는 이유를 아이에게 물었다.
"영어를 잘하게 하려구요"
"아니지, 영어를 잘하게 하려면 이정도의 숙제보다 훨씬 많은 양을 매일 내줘야지.
이건 약속과 바카라임감의 문제야. 학교는 너한테 그걸 가르치려고 하는거야.
지켜야하는 약속과 내가 맡은 일에 대한 바카라임감, 그건 인생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인거고"
아이가 이해했을지 모르겠다.
어쩌면 아이에게 하는 모든 말들이 나를 향하고 있음을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