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짬이 나서 혼자 쇼핑을 했다. 복직하고 나니 필요한 것이 하나둘 생기기 시작했다. 출근할 때 신을 편한 신발도 하나 더 있어야 했고, 날씨가 더워지면서 여름옷도 필요했다. 화장품도 바닥을 보이고 있었다.
오랜만에 하는 쇼핑이라 괜히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 않았다. 집을 나서기 전부터 머릿속으로 계획을 세웠다. 어떤 스타일의 신발을 사고, 상의는 몇 벌, 바지는 어떤 색으로 살지까지 대충 정리해 두었다.
그런데 쇼핑은 늘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첫 번째 신발사기에서부터 막혔다. 생각해 둔 디자인이 없었다. 겨우 마음에 드는 걸 찾으면 내 사이즈가 없었다. 신발은 착용감이 중요해서 꼭 신어보고 사고 싶었는데, 결국 인터넷으로 다시 찾아보기로 하고 매장을 나왔다.
옷도 마찬가지였다. 예쁜 옷은 가격표를 보는 순간 다시 걸어 놓게 됐다. '옷값이 언제 이렇게 올랐지?' 예전 같았으면 큰맘 먹고 하나쯤 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계산기를 두드리는 건 어느새 습관이 됐다. 이 가격이면 아이들 학원비겠네. 이 생각이 먼저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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