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쉰사 vs 지긁재긁

두 패션 플랫폼의 유쾌한 디스전 마케팅

by커머스의 모든 것


커머스 인사이트 Vol.117

2026년 6월 넷째 주



무쉰사 vs 지긁재긁
- 두 패션 플랫폼의 유쾌한 디스전 마케팅



성수동을 걷다 보면 요즘 묘한 장면 하나가 눈에 들어와요. 무신사가 야심차게 연 대형 오프라인 매장 바로 옆 건물에, 경쟁사인 지그재그의 대형 현수막이 떡하니 걸려 있거든요. SNS에서는 이 장면을 두고 "적진 한복판에 깃발 꽂았다"는 반응이 쏟아졌고, 두 회사는 며칠 사이 인스타그램에서 서로를 패러디하며 주거니 받거니 디스전을 벌였어요. 심지어 상대 브랜드명을 쿠폰 코드로 만들어 할인까지 뿌렸죠.



이런 식의 마케팅, 국내 패션 플랫폼 사이에선 거의 처음 보는 장면이에요. 보통 경쟁사끼리는 서로 모른 척하거나 뒤에서 으르렁대기 마련인데, 이번엔 양쪽이 대놓고 상대 이름을 부르며 농담을 주고받았거든요. 그것도 판을 먼저 깐 쪽은 지그재그였어요.



무신사가 공들여 만든 성수 매장 바로 옆에 지그재그 입점 브랜드가 현수막을 내걸면서 장면이 만들어졌고, 무신사가 SNS에서 받아치고, 다시 지그재그가 응수하면서 순식간에 디스전으로 번졌죠. 마지막으로 올라와 있는 지그재그의 무쉰사 쿠폰 발행에 대한 사과 콘텐츠에는 무려 댓글 3만 3천개가 달리고 있죠.


https://www.instagram.com/p/DZw50_5yXii/

KakaoTalk_20260621_231800173.jpg


심지어 지그재그 메인 행사 디자인도 무신사껄 그대로 베꼈어요.(아마 미리 협의는 되었겠죠..?ㅎ)


KakaoTalk_20260621_223255071.jpg?type=w800
KakaoTalk_20260621_223229236.jpg?type=w800
지그재그에서 대놓고 따라한 무신사 캠페인


신박하다고 웃고 넘길 수도 있어요. 그런데 이 짧은 소동 안에는 패션 플랫폼 시장이 어디까지 왔는지, 두 회사가 각자 어떤 마케팅 문법으로 싸우는지가 거의 다 담겨 있어요. 진짜 재미있는 건 현수막이 아니라 그 뒤에 깔린 계산이거든요. 오늘은 이 '성수 디스전'을 입구 삼아, 무신사와 지그재그의 마케팅 전략을 살펴볼게요.



■ 이 글에서 다루는 것



· 성수동 현수막 소동, 우연이었는지 기획이었는지?


· 출혈 경쟁 대신 '디스전'을 택한 두 회사의 속셈


· 무신사 마케팅 문법의 핵심, 직진과 스케일


· 지그재그 마케팅 문법의 핵심, 캐릭터와 화제성


· 두 플랫폼의 실적 체력 차이가 광고 전략에 미치는 영향


· 실무자가 이 소동에서 진짜 가져가야 할 것




■ 성수동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나



✔️ 현수막 한 장에서 시작된 소동



발단은 지그재그에 입점한 신발 브랜드 '착한구두'였어요. 이 브랜드가 성수동에 매장을 열면서 지그재그 옥외광고를 걸었는데, 하필 그 위치가 무신사가 4월에 문을 연 대형 오프라인 매장 바로 옆! 건물이었어요. 무신사 매장과 지그재그 광고물이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이 사진으로 찍혀 퍼지면서, "무신사 옆에 지그재그?"라는 반응과 함께 순식간에 화제가 됐죠.



흥미로운 건 이게 처음부터 정교하게 짜인 캠페인은 아니었다는 점이에요. 착한구두 매장 오픈에 맞춘 광고가 우연히 무신사 매장 옆에 놓이면서 만들어진 장면에 가까웠어요. 그런데 여기서 두 회사의 대응이 달랐어요. 보통이라면 그냥 넘어갈 법한 우연을, 양쪽 모두 마케팅 소재로 적극 끌어다 쓰기 시작한 거예요.



아마 이 덕분에 무신사, 지그재그 마케팅 담당자들은 야근을 꽤나 했을 것을 보여요.



참고로 착한구두는 그냥 작은 입점 브랜드가 아니에요. 올해 상반기 지그재그 신발 부문 거래액 1위 브랜드였고, 전년 동기 대비 15퍼센트, 2023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91퍼센트나 성장했어요. 지그재그 입장에서는 자기 플랫폼의 간판 브랜드가 성수 한복판, 그것도 경쟁사 코앞에 깃발을 꽂은 셈이라 더 활용 가치가 컸던 거죠.



✔️ 인스타그램에서 벌어진 핑퐁 디스전



소동이 진짜 재미있어진 건 그다음부터였어요.



무신사가 먼저 자사 슬로건을 살린 게시물로 가볍게 받아쳤어요. "지그재그는 돌아가는 사람들 얘기, 무신사는 똑바로 직진한다"는 식으로요. 지그재그라는 이름 자체가 '갈지자로 돌아간다'는 뜻이니, 그 이름을 비틀어 "우리는 직진"이라고 응수한 거예요.



%EC%8A%A4%ED%81%AC%EB%A6%B0%EC%83%B7_2026-06-21_225224.png?type=w800


지그재그도 가만히 있지 않았어요. 무신사의 대표 슬로건 '다 무신사랑 해'를 그대로 패러디해서 "숙녀들은 무신사 말고 다 지그재그랑 해"라고 맞받아쳤죠. 여성 패션에 강한 자기 정체성을 슬로건 하나로 분명하게 드러낸 응수였어요.


%EC%8A%A4%ED%81%AC%EB%A6%B0%EC%83%B7_2026-06-21_222700.png?type=w800


압권은 쿠폰이었어요. 지그재그는 진행 중이던 '직잭팟' 할인 행사에서 '무쉰사'라는 코드를 입력하면 중복으로 10퍼센트를 더 깎아줬어요. 그러자 무신사는 '지긁재긁'이라는 코드로 20퍼센트 할인을 걸며 한술 더 떴죠. 상대 브랜드명을 비틀어 자기 쿠폰 코드로 만들어버린 거예요. 소비자 입장에서는 어느 쪽을 응원하든 할인을 받으니 구경하는 재미와 실익이 동시에 생겼어요.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커머스의 모든 것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커머스와 마케팅 관련 인사이트를 전달합니다 💌

413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5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83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이전 24화네이버에서 살 때 쿠팡보다 2만원 더 쓰는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