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뮤의 '기쁨, 슬픔, 아름다운 마음', 한로로의 '사랑하게 될 거야'
가요계의 정상에서 대중의 마음을 움직이는 두 아티스트,
악뮤(AKMU)와 한로로의 가사에는 흥미로운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돌'이라는 시어를 통해 인간의 내면을 비유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단단하고 변하지 않는 속성을 지닌 이 소재가
두 노래에서 각각 어떤 감정의 연금술을 거쳐 그려졌는지 비교 분석해 보겠습니다.
악뮤의 <기쁨, 슬픔, 아름다운 마음>에서 '돌'은 수용과 승화의 산물입니다.
가사 속에서 기쁨 뒤에 찾아오는 슬픔을 밀어내지 않고 온전히 품어주었을 때,
그 감정은 비로소 '아주 예쁜 돌'이 된다고 말합니다.
여기서 돌은 슬픔이라는 부정적 감정을 외면하지 않고 받아들였을 때 얻게 되는 단단한 결실을 의미합니다.
이는 마치 고통을 견뎌낸 조개 안에서 만들어지는 진주나, 오랜 압력을 견뎌낸 보석과도 같습니다.
슬픔조차 삶의 아름다운 일부로,
긍정하는 성숙한 시선이 '예쁜 돌'이라는 표현에 고스란히 담겨 있는 것입니다.
반면, 한로로의 <사랑하게 될 거야> 속에 등장하는 '돌'은
성장을 위해 기꺼이 감내해야 하는 통증을 상징합니다.
가사에서는 이를 '모난 돌'이라 지칭하는데, 이는 쥐고 있으면
손바닥을 찌르고 아프게 만드는 불안한 기억과 상처를 의미합니다.
하지만 화자는 이 아픈 돌을 피하지 않고 손에 꽉 쥐어봅니다.
비록 그 틈새로 눈물이 터져 나올지언정,
자신의 불안과 아픔을 정면으로 마주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줍니다.
때문에 악뮤의 돌이 다듬어진 결과물에 가깝다면,
한로로의 돌은 부딪히고 깨지며 다듬어지기 전의 원석이자,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통과의례와도 같습니다.
이 두 곡의 공통점은 감정이라는 추상적인 상태를 '돌'이라는 구체적인 물질로 형상화했다는 데 있습니다.
또한 고통스러운 감정이 결코 무의미한 것이 아니라, 가치 있는 무언가로 변할 수 있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공유합니다.
다만 악뮤가 그 무게를 다정하게 껴안아 간직하라고 위로하는 따뜻하고 달관적인 태도를 보인다면,
한로로는 날카로운 모서리에 베일지라도 그것을 쥐고 버텨내는 처연하면서도 역동적인 용기를 노래한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결국 두 노래 속의 '돌'은 우리가 인생에서 마주하는 피할 수 없는 슬픔과 불안들입니다.
누군가에게는 품어줘야 할 아름다운 유산이고,
누군가에게는 쥐고 버텨내야 할 성장의 증거인 셈입니다.
지금 당신의 손에 쥐어진 돌은 예쁜 모양인가요, 아니면 조금 모난 모양인가요?
어떤 모양이든 그 돌은 당신의 마음이 빚어낸 소중한 결정체일 것입니다.
덧)
흥미롭게도 우리 곁의 다른 노래들 역시 저마다의 ‘돌’을 품고 있습니다.
국카스텐의 <돌덩이>가 어떤 불길 속에서도 깨지지 않고 더 단단해지는 ‘강인한 의지’로서의 돌을 노래한다면, 장기하와 얼굴들의 <그건 니 생각이고> 속 돌은 발로 툭 차버리면 그만인 ‘무심한 타인의 시선’을 상징하기도 하죠.
누군가는 슬픔을 보석으로 빚고, 누군가는 불안을 정면으로 움켜쥐며, 또 누군가는 시련 속에서 더 단단해지거나 무의미한 참견을 가볍게 차버립니다. 결국 노래 속의 돌들이 우리에게 건네는 질문은 하나인 듯합니다. 지금 당신 앞에 놓인 그 돌을, 당신은 어떤 마음으로 대하고 싶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