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다섯 시간 되찾는 첫 번째 목록 · HR 담당자의 실무노트
실무 AI 활용 · 3편
오후 7시 40분. 아직도 회의록을 쓰고 있습니다.
사무실에 사람이 셋 남았습니다.
한 명은 통화 중이고, 한 명은 가방을 챕니다. 그리고 당신.
모니터에는 오전 10시 회의 녹취가 열려 있습니다. 발언자가 여섯 명이고, 중간에 누가 무슨 숫자를 말했는지 헷갈립니다. 한 시간 반째 같은 문단을 고치고 있습니다.
잠깐 오늘 하루를 숫자로 세어 보겠습니다.
다섯 시간 중에 당신의 머리를 쓴 시간은 십 분입니다.
나머지 네 시간 오십 분은 '옮기고, 줄이고, 맞추는' 일이었습니다.
신입사원이 야근하는 이유는 일이 어려워서가 아닙니다. 어렵지 않은 일이 너무 많아서입니다.
이 글은 그 네 시간 오십 분을 어떻게 잘라내는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거창한 AI 활용법이 아닙니다. 이번 주 월요일 오전에 바로 쓸 수 있는 다섯 가지 목록입니다.
"바쁜 것과 중요한 것을 구별하지 못하면, 평생 바쁘기만 하다." — 피터 드러커, 『자기경영노트』
많은 신입사원이 AI를 쓰기 시작할 때 가장 흔히 하는 실수가 있습니다. 어려운 일부터 맡기는 것입니다.
보고서의 결론을 써 달라고 합니다. 기획 아이디어를 내 달라고 합니다. 그리고 실망합니다. 결과물이 뻔하고, 고치는 데 오히려 시간이 더 들기 때문입니다.
순서가 거꾸로입니다.
AI에게 가장 먼저 맡길 일은 '어려운 일'이 아니라 '판단이 거의 없는 일'입니다. 다음 네 가지를 통과하는 일이 그것입니다.
이 네 칸을 모두 통과하는 일이 신입사원의 하루에 평균 다섯 가지쯤 있습니다. 이제 그 다섯 가지를 봅니다.
아래 표의 '줄어든 뒤' 시간은 프롬프트를 쓰고, 결과를 검토하고, 고치는 시간까지 모두 포함한 값입니다. 결과물을 그대로 쓰는 시간이 아닙니다.
합하면 하루 다섯 시간 사십 분이 한 시간 삼십 분으로 줄어듭니다.
한 달로 치면 여든 시간이 넘습니다. 근무일 열흘에 해당하는 시간입니다.
공통점이 있습니다. 다섯 가지 모두 '원본이 이미 있는 일'입니다.
녹취록이 있고, 원문이 있고, 지난 메일이 있고, 데이터가 있습니다. AI는 없는 것을 만들어 낼 때 가장 약하고, 있는 것을 바꿀 때 가장 강합니다. 그래서 이 다섯 가지에서 성공 확률이 가장 높습니다.
첫 성공 경험이 중요합니다. 어려운 일부터 맡겼다가 실망하면, 그 뒤로 AI를 쓰지 않게 됩니다. 실제로 제가 본 신입사원 대부분이 그렇게 멀어졌습니다.
2편에서 말씀드린 원칙이 여기서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창을 열기 전에 네 칸을 채웁니다. 손으로 써도 30초면 됩니다. 가
회의주의: '버릴 것' 칸을 비워 두면 결과물의 절반이 쓸모없어집니다. AI는 무엇을 넣을지보다 무엇을 빼야 할지를 스스로 판단하지 못합니다. 회의록 요약이 이상하게 길어지는 이유는 거의 항상 이 칸이 비어 있어서입니다.
실제 입력문을 나란히 놓아 보겠습니다. 양쪽 모두 똑같은 녹취록을 붙여 넣었습니다.
흔히 쓰는 입력
"아래 회의 내용을 정리해 줘."
결과: 발언 순서대로 요약된 긴 글이 나옵니다. 누가 무엇을 하기로 했는지는 여전히 찾아 읽어야 합니다. 상사에게 보내면 "그래서 결론이 뭐야"라는 답이 옵니다.
준비표를 채운 뒤의 입력
"아래는 9월 28일 팀 회의 녹취록이다. 팀장에게 보낼 회의록을 만들어 달라.
반드시 넣을 것: 결정된 사항, 각 사항의 담당자, 기한, 결론이 나지 않은 쟁점.
빼야 할 것: 인사말, 잡담, 결론 없이 흘러간 발언.
형식: 결정 사항은 표(항목·담당자·기한)로, 미결 쟁점은 그 아래 세 줄 이내로.
확인되지 않은 담당자나 기한은 임의로 채우지 말고 '미정'으로 표시할 것."
결과: 표 하나와 세 줄이 나옵니다. 그대로 메일에 붙일 수 있는 모양입니다.
두 입력의 길이 차이는 다섯 줄입니다. 쓰는 데 40초가 더 걸립니다.
그 40초가 한 시간을 절약합니다.
좋은 입력은 긴 입력이 아닙니다. '빼야 할 것'과 '모르면 미정으로 두라'가 들어간 입력입니다.
AI가 만든 회의록을 그대로 보내면 안 됩니다. 이유는 하나입니다. AI는 빈칸을 싫어하기 때문입니다. 모르면 비워 두는 대신 그럴듯한 말로 채웁니다.
다음 다섯 항목만 확인합니다. 익숙해지면 90초가 걸립니다.
세 번째 항목이 가장 위험합니다. '검토하기로 했다'가 '결정했다'로 바뀐 회의록을 팀장이 그대로 믿고 상위 보고에 올리면, 없던 결정이 사실이 됩니다. 저는 실제로 그 일이 두 부서 사이의 분쟁으로 번진 경우를 봤습니다. 숫자 오류는 고치면 되지만, 확정 여부 오류는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다섯 가지는 같지만, 각 부서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잡아먹는 항목이 다릅니다. 자기 자리에 해당하는 줄만 보시면 됩니다.
이 목록이 앞의 다섯 가지보다 중요할 수도 있습니다. 순서를 잘못 잡으면 신뢰를 잃는 데 한 번으로 충분합니다. 되는 일
네 번째 줄에 한 줄 더 붙이고 싶습니다.
검토할 수 없는 일을 맡기면, 그것은 시간을 아낀 것이 아니라 바카라임을 남에게 넘긴 것입니다. 그리고 AI는 바카라임을 지지 않습니다. 결국 당신이 집니다.
다섯 가지를 한꺼번에 바꾸려 하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습니다. 이번 주는 회의록 하나만 잡습니다.
아래 틀을 메모장에 저장해 두고, 회의가 끝나면 녹취록만 바꿔 넣으시면 됩니다.
구
다섯 줄입니다. 한 번 저장해 두면 다음부터는 붙여 넣기만 하면 됩니다.
그리고 나온 결과물을 앞의 체크리스트 다섯 항목으로 90초 확인합니다. 그것으로 끝입니다.
도구를 바꾸는 데는 하루가 걸리지만, 습관을 바꾸는 데는 한 주가 걸립니다. 한 주만 해 보십시오.
몇 해 전, 같은 날 입사한 신입사원 두 명을 지켜본 일이 있습니다.
한 명은 회의록을 아주 잘 썼습니다. 발언 하나도 놓치지 않았고, 문장이 깔끔했습니다. 매주 회의가 끝나면 두 시간씩 붙어 앉아 정리했습니다. 팀장은 그를 성실하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른 한 명은 회의록이 짧았습니다. 표 하나와 미결 쟁점 세 줄. 처음에는 성의가 없어 보였습니다. 정리에 걸리는 시간은 20분이었습니다. 남은 한 시간 사십 분에 그는 무엇을 했을까요.
회의에서 결론이 나지 않은 쟁점을 들고, 관련 부서에 찾아갔습니다.
지난 여섯 달의 회의록을 모아 놓고, 같은 쟁점이 몇 번 반복되었는지 세어 봤습니다. 네 번이었습니다. 네 번 논의하고 네 번 결론이 나지 않은 사안이 있었습니다.
그는 그 사안 하나를 정리한 한 장짜리 문서를 만들었습니다. 왜 매번 결론이 나지 않는지, 무엇이 먼저 정해져야 하는지 적었습니다. 그 문서가 팀장을 지나 본부장 회의로 올라갔습니다. 여섯 달 동안 막혀 있던 사안이 그 회의에서 결정되었습니다.
여섯 달 뒤, 두 사람의 평가는 갈렸습니다.
첫 번째 사람은 "기본이 탄탄한 직원"이었습니다. 두 번째 사람은 "문제를 찾아오는 직원"이었습니다.
두 사람의 능력 차이는 크지 않았습니다. 차이는 시간을 어디에 썼는지에 있었습니다.
저는 이 이야기를 신입사원 교육 때마다 합니다. AI를 쓰라는 이야기를 하려는 게 아닙니다. 당신이 하루에 다섯 시간씩 쓰는 일 중에 '당신만 할 수 있는 일'이 얼마나 되는지 세어 보자는 이야기입니다.
그 시간을 되찾으면, 당신도 다른 일을 할 수 있습니다.
한 명은 여섯 달 동안 회의록을 썼고, 한 명은 여섯 달 동안 회의를 이해했습니다.
오늘 오후 7시 40분에 아직 회의록을 쓰고 있다면, 그 시간은 당신의 것이 아닙니다.
되찾아 오십시오. 이번 주 회의부터.
4편 — 상사에게 보내는 이메일, ChatGPT가 대신 쓰게 하면 안 되는 이유
이번 편의 '맡기면 안 되는 일' 첫 줄에 있던 항목입니다. AI가 쓴 메일은 문장이 매끄럽습니다. 그런데 상사가 읽고 나서 기분이 미묘해지는 일이 자주 생깁니다. 왜 그런지, 그리고 어디까지는 맡겨도 되는지를 실제 메일 두 통을 나란히 놓고 보겠습니다.
1. Gartner. (2026). Predicts 2026: AI Agents Reshape Enterprise Work. Gartner Research.
2. McKinsey Global Institute. (2026). The State of AI in 2026: Adoption and Workforce Impact. McKinsey & Company.
3. OECD. (2026). Artificial Intelligence and the Future of Skills. OECD Publishing.
4 고용노동부. (2026). 2026 노동시장분석 보고서 — 직무 구조 변화 편. https://moel.go.kr
5. 한국노동연구원. (2026). 생성형 AI 도입과 사무직 업무 구조 변화 실태조사. 한국노동연구원.
6. 한국생산성본부. (2026). 사무직 업무 시간 실태조사 보고서. 한국생산성본부.
7. 통계청. (2026). 경제활동인구조사 — 근로시간 부가조사. https://kostat.go.kr
8. Drucker, P. F. (1967). The Effective Executive. Harper & Row. [한국어판: 『자기경영노트』]
9. Newport, C. (2016). Deep Work: Rules for Focused Success in a Distracted World. Grand Central Publishing.
10. Harvard Business Review. (2026). How New Hires Should Actually Use AI. HBR Digital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