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일 안에 검증하고, 실패해도 돌아올 수 있는 구조 만들기
AI에게 일 시키는 기술 · CREST 시리즈 · 20편 (PART 4 완결)
"작게 시작하되 빠르게 확장하라. 기술 전략과 인재 전략을 일치시켜라." — 세계경제포럼(WEF) 조직 변화 권고
좋은 제도였습니다.
타사 사례를 벤치마킹했고, 컨설팅도 받았고, 임원 보고도 통과했습니다. 시행 첫 달에는 공지 메일이 나갔고, 교육도 진행됐습니다. 모두가 잘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석 달 뒤, 그 제도를 이야기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폐지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공식적으로는 여전히 살아 있었습니다. 다만 아무도 쓰지 않았습니다. 시스템에는 남아 있고, 규정집에도 있고, 담당자도 있습니다. 그런데 작동하지 않습니다.
이런 제도가 조직마다 몇 개씩 있습니다. 26년간 여러 조직을 거치며 확인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 제도들의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한 번도 작게 시험해 본 적이 없다는 것.
실패한 제도의 대부분은 나쁜 아이디어가 아니었습니다. 검증되지 않은 아이디어였습니다. 그리고 전면 도입은 검증이 아니라 도박입니다.
전면 도입이 실패했을 때의 비용은 단순히 '안 됐다'로 끝나지 않습니다.
마지막 행이 핵심입니다. 전면 도입이 실패하면 왜 실패했는지 알 수 없습니다. 제도 설계가 잘못됐는지, 교육이 부족했는지, 시기가 나빴는지, 특정 부서의 저항 때문인지. 변수가 너무 많습니다.
반면 파일럿이 실패하면 원인이 보입니다. 범위가 작아서 변수가 적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학습이 다음 시도의 자산이 됩니다.
모든 소규모 시행이 파일럿은 아닙니다. 그냥 '일단 조금만 해보자'는 것과 설계된 파일럿은 다릅니다.
⑤번이 실무에서 자주 무너집니다. 파일럿을 하면 대개 협조적인 팀, 관계가 좋은 팀장, 의욕 있는 부서를 고릅니다. 성공 확률이 높으니까요. 그런데 그 성공은 제도 때문이 아니라 그 팀 때문입니다. 확대하면 무너집니다.
파일럿의 목적은 성공하는 것이 아닙니다. 배우는 것입니다.
실무에서 쓸 수 있는 파일럿 설계 절차입니다. 준비에 3일, 실행에 30일, 정리에 3일이면 충분합니다.
2단계가 가장 중요하고 가장 자주 생략됩니다. '해보고 판단하자'는 말이 나오면 위험 신호입니다. 결과를 보고 나서 기준을 정하면, 사람은 자기가 원하는 결론으로 기준을 맞춥니다.
기준은 반드시 시작 전에 문서로 남기십시오. 그것이 파일럿을 실험으로 만드는 유일한 장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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