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가 60년 동안 쓴 가장 단순한 도구
AI에게 답을 묻기 전에, 문제를 다시 보라 【4편】
— PART 1. 답을 찾기 전에 문제부터 다시 보라 —
"문제 앞에서 다섯 번 왜를 물어라. 그러면 진짜 원인과 진짜 해결바카라이 함께 보인다."
— 오노 다이이치 (大野耐一), 도요타 생산방식 창시자
도요타 공장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입니다.
생산 라인의 기계가 갑자기 멈췄습니다. 담당자가 달려갔습니다.
보통은 여기서 끝납니다. 퓨즈를 갈고 다시 돌립니다. 오늘 생산량을 맞추는 것이 급하니까요.
그런데 오노 다이이치는 달랐습니다. 그는 다섯 번을 물었습니다.
Why 1 왜 기계가 멈췄는가?
→ 과부하로 퓨즈가 끊어졌다
Why 2 왜 과부하가 걸렸는가?
→ 축의 베어링이 충분히 윤활되지 않았다
Why 3 왜 윤활이 안 됐는가?
→ 윤활 펌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Why 4 왜 펌프가 작동하지 않았는가?
→ 펌프 축이 마모돼 덜컹거렸다
Why 5 왜 축이 마모됐는가?
→ 여과기가 없어서 금속 가루가 들어갔다
퓨즈를 갈았다면 며칠 뒤 다시 멈췄을 것입니다.
여과기를 달았더니 다시 멈추지 않았습니다.
답은 다섯 번째 질문에 있었습니다.
첫 번째 답에 만족하는 사람은 같은 문제를 평생 반복합니다. 다섯 번을 묻는 사람은 한 번에 끝냅니다.
다섯이라는 숫자에 신비한 힘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경험적으로 대부분의 문제가 세 번에서 다섯 번 사이에 구조적 원인에 닿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횟수가 아니라 층위입니다. 물을 때마다 답이 다른 층으로 내려가야 합니다.
네 번째 열을 보십시오. Why 1에서 멈추면 경고장이 나갑니다. Why 5까지 가면 구조가 바뀝니다. 같은 사건인데 결과가 완전히 다릅니다.
초반의 답은 대개 사람을 가리킵니다. 깊이 내려갈수록 그 사람이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었던 조건이 드러납니다.
표면 원인은 이번에만 해당합니다. 구조적 원인은 앞으로도 계속 같은 결과를 만들어냅니다. 그래서 구조를 고쳐야 재발이 멈춥니다.
표면에 머물면 누가 잘못했는지를 찾게 됩니다. 깊이 내려가면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가 보입니다. 조직의 대화 온도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5 Whys는 제조업 도구라는 오해가 있습니다. 사무직 문제에도 똑같이 작동합니다.
실제 사례 두 가지를 계단으로 따라가 보겠습니다.
Why 1 왜 마감을 넘기는가?
→ 자료 취합이 늦어진다
Why 2 왜 취합이 늦는가?
→ 부서별 회신이 마감 직전에 몰린다
Why 3 왜 직전에 몰리는가?
→ 요청 시점에 각 부서가 무엇을 언제까지 줘야 하는지 불명확하다
Why 4 왜 불명확한가?
→ 요청 메일에 항목만 있고 양식과 기한이 없다
Why 5 왜 양식이 없는가?
→ 이 보고서를 위한 표준 요청 서식이 만들어진 적이 없다
해결바카라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부서에 독촉을 강화한다"가 아니라 "표준 요청 서식을 한 번 만든다"가 됩니다. 한 번 만들면 매달 반복되던 문제가 사라집니다.
Why 1 왜 출시가 지연되는가?
→ 최종 검수 단계에서 수정 요청이 대량 발생한다
Why 2 왜 마지막에 수정이 몰리는가?
→ 그전까지 의사결정권자가 결과물을 보지 못한다
Why 3 왜 중간에 보지 못하는가?
→ 중간 리뷰 일정이 계획에 포함돼 있지 않다
Why 4 왜 포함되지 않는가?
→ 일정을 실무 작업 기준으로만 짜고 있다
Why 5 왜 그렇게 짜는가?
→ 프로젝트 일정 템플릿에 승인 지점이 없다
여기서도 답은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템플릿이었습니다.
사무직 문제의 근본 원인도 대개 같은 자리에 있습니다. 서식, 템플릿, 절차, 권한. 사람이 아니라 그 사람이 사용하는 도구입니다.
이 도구는 단순하지만 잘못 쓰기도 쉽습니다. 자주 나타나는 실패 유형입니다.
이 답이 나오면 Why가 멈춥니다. 더 물을 이유가 없어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것은 종착지가 아니라 신호입니다. 잘못된 방향으로 내려가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왜 그 사람이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었는가." 이 질문을 던지면 다시 층이 내려갑니다. 시간이 부족했는가, 정보가 없었는가, 도구가 불편했는가, 그렇게 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었는가.
사람은 대개 주어진 조건에서 최선을 선택합니다. 이상해 보이는 행동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 답이 나오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사실일 수는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손댈 수 없는 층까지 내려갔다면, 한 층 되돌아와서 우리가 바꿀 수 있는 지점을 찾아야 합니다.
좋은 5 Whys는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가장 깊은 층에서 멈춥니다.
혼자 다섯 번을 묻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두 번째쯤에서 아는 답으로 결론을 내려버리기 때문입니다.
AI를 쓰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AI는 지치지 않고 계속 묻습니다.
당신은 도요타 방식 근본원인 분석 전문가입니다.
제 답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마시고, 계속 파고들어 주십시오.
현상: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 사실만]
확인된 데이터: [있으면]
요청 사항:
① 'Why?'를 다섯 번 물어 근본 원인까지 내려가 주십시오
② 각 단계에서 답이 '사람의 부주의'로 끝나면
"왜 그 사람이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는가"로 한 번 더 물어 주십시오
③ 각 단계 답변이 '확인된 사실'인지 '추정'인지 표시해 주십시오
④ 마지막에 근본 원인을 한 문장으로 정의해 주십시오
⑤ 그 원인을 제거하면 재발하지 않는지 검토해 주십시오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층까지 내려갔다면
한 층 되돌아와 손댈 수 있는 지점을 알려 주십시오.
5 Whys를 한 줄기가 아니라 여러 갈래로 진행하고 싶습니다.
현상: [무엇]
① 첫 번째 Why에서 가능한 답을 세 가지 제시해 주십시오
② 세 갈래 각각을 다섯 단계까지 내려가 주십시오
③ 세 갈래가 만나는 공통 지점이 있는지 확인해 주십시오
④ 어느 갈래가 가장 영향력이 크고 검증하기 쉬운지 판단해 주십시오
제 추측에 동의하지 마시고, 제가 보지 못한 갈래를 지적해 주십시오.
두 번째 프롬프트가 중요합니다. 현실의 문제는 원인이 하나인 경우가 드뭅니다.
혼자 쓰는 것과 여러 사람과 함께 쓰는 것은 다릅니다.
이 말을 먼저 하지 않으면 사람들이 방어합니다. 방어가 시작되면 진짜 정보가 나오지 않습니다. 5 Whys의 성패는 첫 문장에서 갈립니다.
Why 3부터는 현장 정보가 필요합니다. 실제로 그 일을 하는 사람이 없으면 그 지점부터 전부 추정이 됩니다. 그리고 추정 위에 세운 결론은 대개 틀립니다.
화이트보드든 문서든 각 Why와 답을 적어가며 진행하십시오. 나중에 어느 단계의 답이 틀렸는지 되짚을 수 있어야 합니다.
다섯을 채우는 것이 목적이 아닙니다. 우리가 바꿀 수 있고, 바꾸면 재발하지 않는 지점에 도달하면 거기가 종착지입니다.
몇 해 전, 한 중소 제조업체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야간 근무조에서 품질 불량이 반복해서 나왔습니다. 주간조는 거의 없는데 야간조에서만 나왔습니다.
첫 번째 결론은 빨랐습니다. "야간조 관리가 느슨하다. 조장을 교체하자."
그 조장은 근속 18년이었습니다. 성실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데이터가 그를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인사 조치가 논의되기 직전, 품질 담당자가 물러서서 다시 물었습니다.
Why 1 왜 야간에만 불량이 나오는가?
→ 검사 단계에서 놓치는 건이 많다
Why 2 왜 야간에 더 놓치는가?
→ 검사 조명이 어둡다
Why 3 왜 조명이 어두운가?
→ 야간에는 절전 모드로 조도가 낮아진다
Why 4 왜 검사대까지 절전 대상인가?
→ 조명 구역 설정 시 검사대가 별도로 분리되지 않았다
Why 5 왜 분리되지 않았는가?
→ 설비 도면에 검사대 위치가 반영되기 전에 조명 공사가 끝났다
조장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검사대 위 조명 회로를 절전 대상에서 분리하는 공사에 반나절이 걸렸습니다. 비용은 사십만 원이었습니다.
그 뒤로 야간 불량률은 주간과 같아졌습니다.
이 일에서 제가 오래 기억하는 장면은 따로 있습니다.
조사 결과가 공유되던 날, 그 조장이 아무 말 없이 앉아 있었다고 합니다. 회의가 끝나고 나가면서 품질 담당자에게 딱 한마디를 했다고 합니다.
"18년 동안 제가 제일 무서웠던 게, 억울해도 증명할 방법이 없다는 거였습니다."
다섯 번의 질문이 사십만 원짜리 공사를 찾아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전부가 아니었습니다.
그 다섯 번의 질문은 18년을 성실하게 일해 온 한 사람의 자리를 지켰습니다.
우리가 원인을 끝까지 파고드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정확한 답을 찾기 위해서만이 아닙니다.
억울한 사람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첫 번째 답에서 멈추면 누군가가 대신 바카라임집니다. 다섯 번째까지 가면 진짜 원인이 바카라임집니다.
"근본 원인은 대개 구조에 있다"는 전제가 2편에 이어 반복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개인의 고의나 역량 부족이 진짜 원인인 경우도 존재하며, 구조로만 환원하면 바카라임 소재가 흐려질 위험이 있습니다. 4장의 '통제 밖 탈출' 항목이 부분적으로 이를 보완하지만, 개인 바카라임과 구조 바카라임의 경계는 8편 제2종 오류 편에서 더 정면으로 다룰 예정입니다.
5 Whys는 배우는 데 3분이면 충분합니다. 그런데 실제로 쓰는 사람은 드뭅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첫 번째 답이 너무 그럴듯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대개 그 답은 누군가를 가리키고 있어서, 더 묻지 않으면 일이 빨리 끝납니다.
오늘 최근에 있었던 일 하나를 떠올려 보십시오. 잘 안 됐던 일, 누군가의 실수로 정리된 일.
그 일에 한 번만 더 물어보십시오.
"왜 그 사람이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을까."
이 질문 하나가 층을 내려가게 합니다. 그리고 그 아래에서, 사십만 원짜리 조명 회로 같은 것이 발견될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어쩌면 누군가의 18년이 지켜질지도 모릅니다.
다섯 번을 묻는 데 30분이 걸립니다. 묻지 않으면 같은 문제를 5년 동안 반복합니다.
◀ 전편 돌아보기
3편 「같은 상황을 세 가지 문제로 다시 정의하라」에서는 동일한 사실을 놓고 영업·마케팅·운영 팀장이 각각 다른 문제로 정의한 실험으로 시작했습니다. 고객·조직·시스템 세 렌즈로 재정의하는 방법과 정의를 뒤집는 다섯 가지 질문, 그리고 다섯 가지 선택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등교를 거부하던 중학생의 문제가 '게으름'에서 '하루 네 번의 고립'으로 재정의되며 해결된 이야기로 마무리했습니다.
▶ 다음 편 예고
다음 5편부터 PART 2가 시작됩니다. 「큰 문제는 쪼개야 풀린다」에서는 MECE 원칙으로 막연한 문제를 서로 겹치지 않으면서 빠뜨리지 않는 하위 문제로 나누는 법을 다룹니다. 그리고 그중 어느 조각이 가장 큰 영향을 갖는지 찾아내는 방법을 실전 사례와 함께 정리합니다.
1. 大野耐一(오노 다이이치), トヨタ生産方式 (1978) — 5 Whys 원전 및 기계 정지 사례
2. Jeffrey Liker, The Toyota Way (2004) — 도요타 문제해결 문화와 현지현물 원칙
3. Sidney Dekker, The Field Guide to Understanding Human Error (2014) — 인적 오류를 시스템 관점으로 재해석하는 방법론
4. James Reason, Human Error (1990) — 스위스 치즈 모델 및 조직 사고의 층위 구조
5. Amy Edmondson, The Fearless Organization (2018) — 비난 없는 문제 분석이 정보의 질을 높이는 메커니즘
6. Harvard Business Review, "The Hidden Traps in Root Cause Analysis" (2024) — 근본원인 분석의 흔한 실패 패턴 연구
✦ ✦ ✦
이 시리즈는 Claude와 함께 세계를 읽고, 개인의 생존 전략을 설계하는 25편의 여정입니다.
① 구독을 위한 팔로우를 하시고 난 후 댓글, 하단에 ② 응원해 주시고, ③ 개인 메일을 남겨 주시면 클로드 글쓰기의 최고 전문가 마스터 시리즈와 메타프롬프트 자동화 생성기를 별도로 보내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