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는 팀을 무너뜨리지 않는다. 패배를 해석하는 리더의 말이 팀을 무너뜨린다."
승리는 결과를 남긴다. 하지만 패배는 문화를 드러낸다.
많은 리더는 패배의 원인을 전술이나 실력에서 찾는다. 물론 그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내가 현장에서 수없이 확인한 것은 조금 달랐다. 팀을 다시 일으키는 것은 새로운 전술이 아니라, 패배를 받아들이는 방식이었다.
경기가 끝난 뒤 라커룸에 들어서는 순간, 선수들은 이미 자신이 무엇을 놓쳤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때 리더가 처음 꺼내는 한마디는 단순한 위로나 질바카라이 아니다. 그 말은 팀이 다시 앞으로 나아갈지, 아니면 서로를 의심하며 무너질지를 결정하는 출발점이 된다.
나는 그 사실을 2026년 태국 수판부리에서 열린 IWBF Men's Repechage Tournament를 통해 깊이 경험했다.
이 대회는 2026 IWBF Wheelchair Basketball World Championship 진출을 위한 마지막 관문이었다. 각 대륙 예선에서 본선 진출에 실패한 국가들이 남은 출전권을 놓고 경쟁하는 무대였고, 우리에게도 세계선수권으로 향하는 마지막 기회였다.
우리는 대회 개막보다 일주일 먼저 태국에 입국했다. 국제대회에서 일주일은 결코 긴 시간이 아니다. 시차와 기후에 적응하고, 경기장 환경을 익히며, 선수들의 몸과 마음을 대회에 맞추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현지에서는 태국과 한 차례, 브라질과 두 차례, 이란과 한 차례 연습경기를 치렀다. 특히 브라질은 대회 과정에서 다시 만날 가능성이 가장 높은 팀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결과보다 준비에 집중했다. 다양한 선수 조합을 시험했고, 여러 전술을 점검했다.
그런데 결과는 예상보다 좋았다.
브라질과의 연습경기에서 두 경기 모두 승리했다.
연습경기는 어디까지나 연습경기라는 사실을 모두 알고 있었다. 상대 역시 모든 전력을 보여주지 않았을 가능성이 충분했다. 그럼에도 같은 결과가 반복되자 조금씩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충분히 해볼 만하다.'
지금 돌아보면 그것은 자신감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우리가 가장 경계했어야 할 감정이었는지도 모른다.
첫 경기였던 태국전은 계획대로 승리했다. 분위기는 더욱 좋아졌다. 이제 남은 상대는 네덜란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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