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스승에게 네 명의 제자가 있었다. 그는 제자들이 자신과 타인에 대해 성급하게 판단하지 않는 법을 배우게 하고 싶었다. 그래서 한 명씩 차례대로 여행을 보냈다. 먼 곳에 있는 배나무 한 그루를 보고 오는 여행이었다. 그런 다음 각자에게 무엇을 보았는지 말하게 했다.
첫 번째 제자는 겨울에 가서 그 나무를 보았다. 나무는 차가운 바람 속에 잎사귀도 없이 헐벗음 자체였다. 껍질 속 중심부까지 메말라 있었다. 제자는 돌아와서 스승에게 나무가 못나고, 굽었고, 아무 쓸모없다고 설명했다. 성장을 암시하는 생명의 힘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고.
봄에 가서 나무를 보고 온 두 번째 제자는 그 의견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가 본 나무는 가지마다 새 움이 파릇파릇 돋아나고 있었다. 뿌리는 끊임없이 생명수를 길어 올리고, 마치 봄과 사랑에 빠진 무언의 몸짓처럼 움마다 봄기운을 단단히 오므려 쥐고 있었다. 제자는 앞날이 무척 기대되는 나무라고 주장했다.
세 번째 제자는 초여름에 나무를 보러 갔다. 그를 맞이한 나무는 온통 흰 꽃으로 뒤덮여 있었다. 뿌리는 단단히 땅을 움켜쥐고 있고, 수술과 암술을 보듬어 주는 꽃들에서는 감미로운 향기가 났다. 그 만개한 세계에 이끌려 다른 존재들이 모여들었다. 제자는 여태껏 본 중에서 가장 우아하고 아름다운 나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여행을 떠난 네 번째 제자는 어떤 평가에도 동의하지 않았다. 가을에 가서 나무와 만난 그는 가지가 휘어질 만큼 매달린 황금빛 열매들을 목격했다. 그 열매들은 태양과 비바람에 자신을 내맡긴 믿음의 결과였다. 제자는 돌아와서, 햇빛과 비를 당분으로 바꿔 풍요와 결실을 이뤄 내는 나무의 연금술에 깊이 감동했다고 말했다.
스승은 네 명의 제자를 불러 모두의 의견이 그 자체로는 틀리지 않지만 전적으로 옳지는 않다고 말했다. 각자가 본 것은 그 나무의 한 계절에만 해당하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스승은 말했다.
"나무에 대해서든 사람에 대해서든 한 계절의 모습으로 전체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 나무와 사람은 모든 계절을 겪은 후에야 결실을 맺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힘든 계절만으로 인생을 판단해선 안 된다. 한 계절의 고통으로 나머지 계절들이 가져다줄 기쁨을 파괴하지 말아야 한다. 겨울만 겪어 보고 포기하면 봄의 약속도, 여름의 아름다움도, 가을의 결실도 놓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