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내 주위의 사람들 1

길 위의 집고양이 첫 연재글

by돈고

안녕하세요.


이제 연재하게 될 글은 제가 쓴 글이 아니고, 제 딸이 쓴 글입니다. 초등학생 때, 썼던 소설인데. 저는 정말 재밌게 읽었거든요. 고양이를 너무나도 키우고 싶었던 초등학생의 제 딸이 그 염원(?)을 글로 투사한 것입니다 ㅎㅎ 물론 지금은 그 염원이 이루어져서 예쁜 길고양이를 키우고 있어요~


초등학생의 동심으로 읽어주시면 더욱 재미있을 겁니다~!


아, 위에 그림도 초등학생인 제 딸이 그렸던 그림이에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내 이름은 ‘둔둔’ 이다. 우리 집사가 마음에 들어서 붙인 이름이지만 난 마음에 들지 않는다. 왜냐하면 나는 이름처럼 둔둔(통통)하지 않은데 “내 이름은 둔둔이야.” 라고 말하면 마치 비만 고양이라고 나를 소개하는 것 같기 때문이다. 어차피 내 소개를 할 만한 사람도 없지만... 왜 집사는 내가 뚱뚱하지도 않은데 내 이름을 그렇게 지었을까 불만이었지만 한편으로는 조금은 이해가 간다. 우리 집사가 마른 고양이를 싫어해서 나한테 마르지 말라고 붙인 이름인 것 같다.


우리 동네에서 ‘우리’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여기서 ‘우리’는 애송이, 버터, 나를 말한다. 다 치즈태비 고양이들이다. 우리가 친해진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 아파트에 똑같은 치즈태비 고양이가 세 마리씩이나 있는 경우가 몇이나 될까! 우리 삼총사는 모두 행복아파트에 살고 있어서 자주 만났다.


하지만 우리가 아무리 친하다 하더라도 사소한 생각까지 다 같지는 않다. 오늘만 해도 그랬다. 어쩌다가 집사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먼저 고집이 세고 지기 싫어하는 고양이 버터가 말했다.


“집사란 엄청 재미없는 사람들이야. 매일 밖에 나가 있다가 늦게 돌아와서 밥만 챙겨주고 자라고 해. 그럼 하루가 재미없어 지잖아.”


그러자 말 많은 고양이 애송이가 반대의견을 내놓았다.


“음. 난 다르게 생각하는데? 집사란 고마운 사람이지. 밥도 챙겨주고, 따뜻한 곳에서 자는 것도 다 집사 덕분이라고.”


난 애송이와 버터의 말에 반반씩 동의했다. 우리 집사는 재밌기도 하지만, 또 재미없기도 하니까. 어떤 날은 재밌고 어떤 날은 재미없다.


우리 집사는 수의사다. 여자이고 젊다. 솔직히 좀, 예쁘기도 하다. 하지만 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조금 둔한 것 같기도 하다. 우리 집사는 내가 안 아픈지, 식욕은 왕성한지 그 정도만 신경 쓰는 것 같다.


난 버터네 집사와 애송이네 집사를 본 적이 있다. 버터는 여자 고양이다. 버터는 자기가 엄청 예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맨날 ‘난 외모에는 좀 자신 있어!’ 라고 말한다. 사실 조금 예쁘긴 하지만 그렇게 뽐낼 만한 미모는 아니다. 그런 버터에 비해서 버터 집사는 별로 예쁘지도 못생기지도 않은 그냥 착하고 순진해 보이는 젊은 여자이다.


애송이네 집사는 선생님이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었는데 우리 집사와 나이는 비슷하고 키가 큰 여자였다. 애송이는 우리와 이야기를 하다가 따분하고 재미없어지면 자기 집사한테 가서 몸을 비벼댔다.


세상 모든 일에는 다 이유가 있다. 이 말은 다 집사가 나한테 한 말이다. 집사는 내가 일기장이라고 생각하는지 매일 자기 고민, 매일 하루일과 등을 털어놓는다. 그래서 난 집사에 대한 모든 걸 거의 다 안다. 요즘은 집사의 일이 바빠졌다. 왜 바쁜지 친구들과 통화하는 것을 얼핏 들었는데, 사실 정확히는 생각이 잘 안 난다.


“이번 주는 바빠....”

“수술할 때 주로 리트리버가 그런 일이 많아서 말이야...”

“알아들었지?”


라고 말한 것만 기억난다. ‘리트리버’ 라는 개는 TV에서 본 적이 있는데 덩치도 크고 너무 무서워서 귀를 쫑긋이 세워 들었고, 마지막 말은 어쩌다보니 기억에 남는다. 어쨌든 바쁘다고 말한 것은 똑똑히 들었다. 나는 그 말을 들으니 곧 속이 상했다.


집사랑 많이 못 놀아서 그러냐고? 아니! 집사가 바쁘면 애송이나 버터를 자주 못 만나니까 말이다. 그래서 3일에 한 번씩 볼 때마다 그 시간이 더 소중해 졌다.

월, 수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