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화. 나는 맞기로 결심했다.

믿었던 것들이 무너지던 날들- 상처#5

bybloom


이 글에는 가정폭력과 성적 침해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비슷한 경험이 있는 분들께는 읽는 동안 힘든 감정이 올라올 수 있습니다.

원치 않으시는 분은 조용히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괜찮으시다면 자신의 속도에 맞게 천천히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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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술.

그리고 아버지가 집에 들어오시면 바뀌는 집안의 공기.


내 첫 생리를 축하한다며 케이크를 사 오셨던 어머니.

아버지의 폭력을 막다가 다쳐 깁스를 한 오빠를 병원에서 데려오셨던 것도 어머니였다.

가출 이후 연락이 되지 않는다며 갖고 싶다던 휴대전화를 사 주신 것도 어머니였다.

그때는 몰랐다.

그것이 어머니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사랑이었다는 것을.

아버지의 눈치를 보며 마음껏 표현하지 못했던 사랑이었다는 것을.



하지만 아버지는 달라지지 않았다.

여전히 술을 드셨고, 술을 드시면 폭력적으로 변했다.

말려도, 울어도, 화를 내도.

결국 어머니는 안방문을 걸어 잠그기 시작했다.


방문이 잠긴 뒤부터 아버지는 술에 취하면 거실 소파에서, 바닥에서, 식탁에 엎드린 채 잠이 드셨다.

그리고 몇 번씩 내 이름을 불렀다.

나는 한 번도 방문을 열지 않았다.

더는 술 심부름을 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IMF가 찾아왔다.

IMF는 그마저도 숨 쉴 수 있는 조금의 공기마저 빼앗아 갔다.


건설업을 하던 아버지의 일은 하루아침에 무너졌다.

집에 있는 시간은 길어졌고, 술을 마시는 날도 많아졌다.

빚 독촉 전화가 집 안을 쉴 새 없이 울렸다.

어머니는 집 전화의 선을 뽑아 버리셨다.

그리고 여전히 안방문을 걸어 잠그셨다.


문이 열리면 싸움이 시작됐다.

술 때문에.

나가서 뭐라도 하라는 어머니의 말 때문에.

무언가 깨지는 소리가 나거나,

어머니가 집을 뛰쳐나가고 나서야 집은 다시 조용해졌다.


그렇게 어머니의 방문이 계속 닫혀 있던 어느 날.

아버지는 내 방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왜 들어오시는지 몰랐다.

자는 척을 하고 있으면,

"좀 저리 가 봐, 이년아."

툭 내뱉고는 내 옆에 웅크려 잠이 드셨다.


그 일이 반복되면서 나는 무의식적으로 벽 쪽으로 몸을 최대한 웅크리고 자기 시작했다.

아버지와 몸이 닿는 것조차 싫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 내게 일어났다.


잠결이었다.

처음에는 꿈인 줄 알았다.

이상했다.

누군가 내 잠옷을 만지고 있었다.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눈을 떠야 하는데 떠지지 않았다.

소리를 질러야 하는데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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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사는 법보다 행복하게 사는 법을 찾고 싶어 용기를 내어 나의 꿈을 다시 꺼내봅니다. 조금 늦은 봄이지만 언젠가 꽃을 피우기 위해 오늘도 꿈을 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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