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 평가받는 일은 꽤 불쾌하다. 내 말투 하나, 표정 하나, 무심코 한 선택까지 누군가 멋대로 재단할 때면 마음 한구석이 뻣뻣하게 굳는다. 좋은 말이든 나쁜 말이든 마찬가지다. 나를 다 안다는 듯한 시선 앞에서는, 칭찬조차 어쩐지 좁은 틀처럼 느껴진다.
그런데 '나도 그러지 않나' 돌아보면 곧 마음이 찔린다. 나 역시 누군가를 한 번 보고 쉽게 판단하곤 하니까. 저 사람은 좀 차갑네, 저 사람은 가벼워 보이네. 그 사람이 어떤 하루를 지나왔는지, 어떤 마음으로 그렇게 말하고 행동했는지 알지도 못하면서. 내가 받기 싫은 시선을, 나도 모르게 누군가에게 그대로 건네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요즘은 알아차리려 애쓴다. 불쑥 판단하려는 마음이 들 때마다 스스로에게 가만히 말해 준다. 그 사람의 한 면만 보고 그 가치를 다 알 수는 없다고. 사람은 한 장면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내가 본 건 그 사람의 아주 작은 조각일 뿐이고, 보이지 않는 자리에는 내가 짐작도 못 할 이야기가 차곡차곡 쌓여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한 발 물러서면, 함부로 단정하려던 마음이 조금 누그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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