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마 못다 한 당신의 시간을 살아간다. 또 그렇게 다시. 울지 않으리라 다짐했건만 못난 심장 은 먼저 울고 있 었 다. 닫고 또 잠그고 자물쇠로 꽁꽁 잠갔건만 당신 앞에 서면 무방비로 흩어 져 내 렸 다. 휴지조각 같이 버려둔 서툰 감정 과 해바라기밭에 버려둔 일곱 살 아이 . 너울너울 무방비로 돌 아온다. 약해지지 않으리 다짐했건만 못난 심장 은 먼저 쓰러져 있 었 다. 철갑보다 굳건하던 신념도 당신 앞에 서면 한없이 무너져 내렸다. 베일 듯 깎인 비틀린 유년 잊었다 지운다 해도 아직 그 자리에, 종이 보다 얇은 내가 서 있다. 당신의 피가 흐르고 당신의 눈물이 흐르는 내 안 에 는 차마 못다 한 당신의 시간이 흐른다. 걷지 못할, 아니 앞으로 영영 걸을 수 없는 이 길을 나 홀로 걸어간다. 차마 못다 한 당신의 시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