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글은 2026. 7. 5.자로 발행된 "법무사지"(통권709호)에 게재된 필자의 글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입니다. 각주는 대괄호 처리를 하였고, 게재 시 분량관계로 축소된 내용을 그대로 살렸습니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가입은 1초 만에 했는데, 탈퇴 메뉴는 꼭꼭 숨겨둔 '미로 찾기'에 분통을 터뜨리거나, 결제 직전 슬그머니 추가된 수수료에 뒤통수를 맞아본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대부분은 이를 단순히 얄팍한 ‘상술‘이나 소비자 개인의 시간 낭비 혹은 짜증 정도로 치부하고 넘어가기도 한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 교묘한 '다크패턴(Dark Patterns)'은 우리의 지갑을 털어가는 것을 넘어, 정직하게 승부하는 좋은 기업들을 시장에서 쫓아내고 경제 생태계 전체를 망가뜨리는 치명적인 불공정한 무기가 되고 있다. 이 순간에도 다크패턴은 소비자의 선택권을 인질로 잡고, 시장의 건강한 경쟁 시스템을 흔들고 있다.
1. 다크패턴의 정의와 유형
'다크패턴'이라는 용어는 2010년 ’Harry Brignull‘에 의하여 처음 사용된 용어로서 웹이나 앱에서 이용자가 의도하지 않은 행동(구매, 가입 등)을 하게 유도하는 행위로 학계 등에서 정착되어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그 의미나 범위를 명확하게 하려면 ‘기만적 패턴(deceptive patterns)’이라는 용어가 더 적절하다고 지적하기도 한다[Lirio Barros, Timo Klein, Anastasia Shchepetova and Tim Hogg, "The rise of dark patterns: does competition law make it any brighter?", Competition Law Journal, 2022, Vol. 21, No. 3, p. 136].
또는 ’충분한 정보나 대안을 선택할 수 있었더라면 내리지 않았을 온라인 플랫폼 비즈니스에 이익이 되는 결정을 이용자로 하여금 내리도록 하는 기만적인 디자인’이라고 정의되기도 한다[E. Lucherini, J. Mayer, M. Chetty and A. Narayanan, ‘Dark patterns at scale: findings from a crawl of 11K shopping websites’ (2019) 3(CSCW) Proceedings of the ACM on Human-Computer Interaction pp. 1-32].
다크패턴을 규제하는 법령은 주요국가에 존재하는데, 유럽연합(EU)과 미국의 관련 법령[유럽연합(EU)에서는 ‘일반 개인정보 보호 규정’(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 GDPR), ‘부당 상거래 관행 지침’(Unfair Commercial Practices Directive, UCPD), ‘디지털 시장법’(Digital Markets Act, DMA), ‘디지털 서비스법’(Digital Services Act, DSA), ‘유럽연합 데이터법’(European Data Act, Data Act)이 있고, 미국에서는 캘리포니아주의 ‘소비자 개인정보 보호법’(California Privacy Rights Act, CPRA)과 콜로라도주의 ‘개인정보 보호법’(Colorado Privacy Act, CPA)을 들 수 있다.]에서도 이에 대해 정의한다.
미국의 개인정보 보호에 관한 주(州)법인 CPRA와 CPA에서는 ‘사용자의 자율성, 의사결정 또는 선택을 실질적으로 저해하거나 손상시키는 효과를 내도록 설계되거나 조작된 사용자 인터페이스’라고 하며, 2023년 발효된 유럽연합의 DSA 전문 67항에서는 ‘서비스 이용자가 자율적이고 정보에 입각한 선택이나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능력을 의도적이든 아니든 실질적으로 왜곡하거나 저해하는 행위’라고 한다.
디지털 시장에서 나타나는 다크패턴은 이용자의 인지적 취약성과 편향을 이용하는 방식에 따라 9가지로 유형화할 수 있는데[Lirio Barros et al., op. cit., p. 137.] 이들 유형은 동일하게 소비자인 이용자의 자율적 의사결정을 왜곡한다는 공통성을 지니고 있다. 반면 각 유형이 시장 구조와 동적 경쟁 체계에 미치는 파급효과의 심각성은 상이하게 평가될 수 있는데, 특히 다크패턴의 대다수 유형이 개별 소비자의 일시적 오인 유발이나 금전적 착취라는 사후적 피해 구제 영역에 머무는 것과 달리, 특정 유형은 시장 내 유효 경쟁 자체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구조적 악성을 내포하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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