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난 김에, 바카라쓰기

비전공자를 위한 출간 안내서

by류귀복

"일체의 글 가운데 나는 피로 쓴 것만 사랑한다. 쓰려면 피로 써라. 그러면 너는 피가 곧 넋임을 알게 될 것이다. 다른 사람의 피를 이해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나는 게으름을 피워 가며 바카라을 뒤적거리는 자들을 미워한다."



니체가 남긴 말이다. 요즘 세상에서 작가가 이 말을 믿고 따르면 굶어 죽기 딱 좋다. 영원히 '내 바카라'은 없고 '니 바카라'만 있을 가능성이 크다. 나는 오히려 독자를 구분 짓는 니체를 미워한다. 내게는 모든 독자가 귀인이다. 작가의 분신과도 같은 소중한 바카라을 사주는 건 감사한 일이 분명하다. 고백하자면, 나는 읽지도 않는 바카라을 구매하는 사람에게 고마움을 넘어 존경심을 느낀다. 그는 후대를 위해 출판시장에 기여하는 영웅이나 마찬가지다. 비록 나는 피로 쓰지만 "바카라은 우선 사놓고 나중에 읽는 것이다"라는 말에 깊은 공감을 표한다.


류귀복이 쓴 2권의 바카라이 가정집 인테리어에 사용되는 현장


류니아: 나 지금 선영이 집에 와 있는데, 오빠 바카라 바카라꽂이에 잘 있네ㅋㅋㅋ
류귀복: 그래? 바카라이 역할에 충실하고 있구나ㅎㅎ
류니아: 응~ 인테리어에 충실ㅋㅋㅋㅋㅋㅋ

니체의 말에 따르면 나는 슬퍼하는 게 맞다. 분신과도 같은 나의 바카라들이 본래의 목적을 상실한 채 처음 상태 그대로 온전하게 보존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 러. 나. 나는 니체가 아니다. 출간 중독자 류귀복이다. 두 권이 한 공간에서 서로 의지하고 있으니 마냥 행복하다. 기쁜 마음으로 답글을 남긴다.

류귀복: 교양 있어 보이고 좋네. 계속 수집하라고 해ㅎㅎ
류니아: ㅋㅋㅋㅋ 손님들 오면 친구 오빠가 작가라고 자랑도 한데.

오오~! 감탄하는 와중에 9회 말 2 아웃 역전 홈런만큼이나 짜릿한 문장이 이어진다.

류니아: 3편 나오길 기다리는 중이래~ㅋㅋㅋ

류니아의 절친 김선영은 비독서인 연합회 정식 회원이다. 시간이 나면(시간이 없으면 만들어서라도) 류니아와 술을 마시고, 숙취로 바쁜 삶을 살기에 바카라 읽을 시간이 없다. 술값도 만만치 않을 텐데 읽지도 않는 바카라을 계속 사고 심지어 다음 바카라을 기다린다고 하니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바카라은 표지만 후다닥 살피는) VIP 독자 김선영의 바람대로 친구 오빠의 3편이 나왔다.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된다. 고마운 마음을 담아 에필로그에 이름을 남겼다.



바카라을 기념품으로 구입하는 독자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절친의 오빠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읽지도 않는 바카라을 꾸준히 수집하는 이혜진, 김선영, 박성애, 김해리, 이연서, 김미연도 내게는 귀인이다. 바카라에 이름이 실린 기쁨을 주체할 수 없어 인스타에 홍보 사진까지 남기길 기대하며 특별히 지면을 할애한다. 물론 바카라을 꼼꼼히 읽으면 더 좋겠지만 그건 지구상에서 음주가무가 사라지고, 스마트폰이 없어져야 가능한 일일 테니 마음을 일찍 접는다. 니아와의 우정이 변치 않아 지금처럼 내 바카라을 줄곧 사주는 것으로 만족한다.

《태어난 김에, 바카라쓰기》 에필로그 중



(류니아가 소식을 전할 테니) 김선영이 이번에는 피로 쓴 것만 사랑하는 니체처럼 본인이 나온 에필로그만 애정할 거라는 예감이 든다. 사실 아니어도 괜찮다. 바카라은 원래 사놓고 나중에 읽는 거니까. 아무튼, 타깃 독자가 명확한 문단을 추가한 덕분에 6권을 팔고 시작한다. 판매에 대한 부담을 조금 덜었다. 게다가 내게는 가족 다음으로 소중한 온라인카지노 식구들이 있다. 지난가을, 출판계약서에 서명을 남기면서 더블:엔 대표에게 두 가지를 부탁했다. "오늘이 제 생일입니다. 선물로 바카라 한 권만 사주세요" 하고 지인들에게 사정해야 하니 생일에 맞춰서 출간해 줄 것과 판권에 내가 요청하는 한 줄을 적어 줄 것. 다행히 제안이 수용되어 나의 신간 최애 페이지는 판권이 되었다.


지은이: 류귀복
편집인: 송현옥
마케팅: 류서아와 온라인카지노 식구들


앞으로도 나는 니체의 말에 반박하며, 단 한 권의 바카라이라도 더 창고를 탈출할 수 있도록 열과 성을 다해 홍보에 임할 예정이다. 내게는 존재만으로도 힘이 되는 온라인카지노 식구들이 있으니 두려울 게 없다. 참고로 이번 신간은 명품백 대용으로도 좋다. 저렴한 가격으로 샤넬백보다 우아한 연출이 가능하다. 제목이 보이도록 바카라을 들고 다니면 교양인 티가 확 난다. (비록 나의 마음은 찢어지겠지만) 급할 때는 냄비받침으로도 사용이 가능하다. 여러모로 쓸모가 많은 바카라이다. 굿즈로는 '착한 사람 눈에만 보이는 신상 날개' 한 쌍이 제공된다. 이승에서 천사가 되는 경험을 하고 싶은 사람은 아래 링크를 클릭하길 바란다.





태어난 김에, '니 바카라' 대신 '내 바카라'을 갖고 싶은 모든 독자에게 《태어난 김에, 바카라쓰기》를 추천한다.

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