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니체 127일 차 - 신을 믿지 않는 자의 선언?

<왜소하게 만드는 덕에 대하여 3>

byHomo ludens

[역겨움을 넘어 운명애로]

차라투스트라는 기존의 도덕과 가치관을 향해 서슴없는 비판을 던집니다. 차라투스트라가 마주한 세상은 인간의 생명력을 꺾고 나약함을 주입하는 자들로 가득합니다. 그가 외치는 이 격렬한 독백은, 우리 안의 타성적인 체념을 깨부수고 스스로 삶의 주인이 되라는 강력한 각성의 메시지입니다.


이들 체념을 가르치고 있는 선생들! 너들은 보잘것없고 병에 찌든, 그리고 부스럼딱지로 덮여 있는 곳이라면 가리지 않고 이처럼 기어든다. 역겨움에서 나 저들을 눌러 으깨지 못할 뿐이다.

차라투스트라는 먼저 "체념을 가르치는 선생들"을 이(蝨)에 비유합니다. 여기서 '체념'이라는 말은 단순히 "포기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원어 Ergebung은 본래 "신의 뜻에 자신을 내맡기다"처럼, 자기 삶의 의지를 더 높은 무언가에 스스로 굴복시키는 태도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즉 이들은 고통 앞에서 "어쩔 수 없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자기 의지를 포기하는 것 자체를 미덕으로 가르치는 사제와 도덕가들입니다.


이들을 "작고, 병들고, 부스럼딱지로 덮인 곳"에 기어드는 이로 그리는 이미지는 잔인할 만큼 신체적입니다. 위안의 교설은 강한 자에게가 아니라 이미 상처 입고 약해진 자리에 파고들어 번식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차라투스트라는 "역겨움이 아니었다면 저들을 눌러 으깼을 것"이라 말합니다. 이것은 힘이 없어서 못 한다는 변명이 아니라, 접촉 자체를 거부하는 생리적 반응에 가깝습니다. 차라투스트라에게 '역겨움'은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 몸에 의한 판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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