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자식 봐라? 1

삼문동 봉주르 아파트 1부: 아파트 재건축 전

by오서

똑똑.

“소장님, 들어가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회장님.”

정한이 소장실로 들어서자, 배 소장은 한 손으로 주걱턱을 괸 채, 정한에게는 눈길도 주지 않았다. 그는 하고 있던 고스톱 게임을 느그적 종료시켰다. 그 광경을 본 정한은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업무 시간에 고스톱 게임을 하고 있던 것도 모자라, 회장이 들어왔음에도 다급해하거나 서두르지 않고 보란 듯이 유유히 게임을 종료하는 그 모습에 정한은 발가락 끝부터 피가 분수처럼 터져 오르는 기분이었다.

‘이 자식 봐라? 업무 시간에 게임을, 하물며 내가 들어왔는데도 전혀 신경을 안 쓰네?’

그는 터져 나오는 분노를 사력을 다해 억누르며 자리에 앉았다.

“소장님도 그렇고, 여기 직원분들 대부분 엄청 오래 일하셨더라고요?”

“아, 예. 다 저 믿고 오래 일하고 있심더. 한 명은 나갔다가 저랑 일하는 게 좋다고 다시 돌아오기도 했고예.”

“소장님께서 직원 관리를 잘하시나 보네요.”

“하하, 뭐 그게 제 할 일 아니겠심꺼?”

정한의 영혼 없는 칭찬에 배 소장은 초라하게 남아 있는 머리칼을 쓰다듬으며 머쓱하게 웃었다.

“근데 회장님, 다음 회의 때 지 대표님 이사직으로 추천 좀 해 주시지예?”

“네? 이사는 이미 안 대표님이랑 박 대표님으로 정해졌잖아요. 두 명이 다 정해졌는데 무슨 이사를 추천해요?”

“지 대표님이 지금까지 계속 이사를 해오셨는데 이번에 안 돼가 좀 섭섭한 거 같더라고예.”

“아니, 회의 때 하고 싶은 분 있으면 손 들거나 추천하라니까 그때 안 한다고…….”

“에이, 회장님도. 지 대표님 체면 때문에 괜히 그러신 거 아입니까. 더 하라 했으면 못 이기는 척했을 거라예.”

“근데 이미 두 명 다 정해졌고 관리규약에도 두 명인데 무슨 이사를 세 명이나 둬요?”

“이사는 동대표들끼리 뽑는 거라 여러 명 뽑아도 됩니더. 그라니까 다음 회의 때…….”

“아, 됐어요. 두 명이면 됐지 무슨 이사를 또 뽑아요. 하고 싶으면 뽑을 때 나섰어야지.”

능글맞게 웃으며 말하던 배 소장은 정한에게 말 따귀를 맞자, 웃음기가 쏙 들어갔다.

“이사 얘긴 그만하시고, 첫 회의 때 창고 문제 얘기하느라 다른 안건 논의를 못 했네요. 요즘 아파트마다 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쓰던데 왜 우리 아파트는 없어요?”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오서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장편소설 <삼문동 봉주르 아파트>, <내리실 역은 삼랑진역입니다> 저자입니다. 2025년 밀양시 청학서점 문학상주작가, 2026년 창원시 텍스트힙 문학상주작가로 활동 중입니다.

53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1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11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이전 05화배 째라면 배 쨉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