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일했는데 왜 승진이 안 되지?

by신나요

밤을 새워가며 열심히 일을 했다. 이번 승진 시즌을 앞두고 하얗게 불태웠다.

그런데. 왜 승진이 안 되었지?


온라인 게임에서 승진이 안 되면, 왜??? 란 질문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오늘은 왜 승진이 안 되는지에 대해서 한 번 생각해보려고 한다.




1. 승진이 쉽지 않은 회사에 다니고 있다.


승진이 안 되는 게 내 탓이 아니다. 그냥 승진이 잘 일어나지 않는 회사에 내가 있는 거다. 참 바보 같은 이유인데, 이 이유가 생각보다 정말 많다.


그럼 우리 회사는 왜 승진이 많지 않을까? 대표적인 이유는 그만큼 성장이 없는 회사인 거다.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는 조직이 크는 속도보다 회사가 크는 속도가 더 빠르다. 그래서 일이 넘쳐나고, 뽑아야 할 자리가 계속 생긴다. 그럼 지금 조직에 있는 사람들이 더 많은 업무를 맡고, 더 많은 사람을 관리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진다. 승진도 자주자주 생긴다.


반대의 경우에는, 회사가 망하지는 않지만 고만고만한 성장을 하는 거다. 그럼 새로운 일도 많지 않고, 윗사람들은 안 나가니 인사 적체가 생기기만 한다.


내가 지금 승진을 할 수 있는 회사에 있는지, 그런 부서에 있는지 잘 생각해봐야 한다.


2. 지금 하는 역할만 잘한다.


열심히 하면 승진할 거라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한다. 이게 틀린 말은 아니다. 근데 그게 전부는 아니다.


승진을 한다는 것은 더 많은 역할과 바카라임을 진다는 이야기다. 더 큰 조직을 바카라임지고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것이다고 하다. 결국 지금의 역할보다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을 승진시킨다.


재밌는 것은, 이미 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사람들이 꽤 있다는 것이다. 승진만 하지 않았지, 이미 자기 직급보다 더 높은 직급의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은 이미 자기 자신을 다 입증한 것이기에 승진시킬 때도 전혀 문제가 없다.


반대로, 지금 하는 일은 잘 하지만 더 큰 역할을 못 할 것이라 생각되면, 열심히 한 노력은 가상하지만 승진시키기에는 갸우뚱해진다. 그러니 내가 지금하고 있는 일 이외에도, 승진해서 할 일의 역할까지 생각하면서 지금의 일을 해야 한다.


3. 더 큰 역할에 필요한 역량이 달라진다.


2번과 비슷하면서도 살짝 다른 이야기인데, 이건 특히 10년 이상의 연차가 쌓이면서 생기는 일이다. 임원 인사로 갈수록 더 공감될 수도 있다.


주니어 때는 열심히 일하면 성과가 나온다. 근데 시니어로 갈수록, 직급이 올라갈수록 다른 능력이 더 필요해진다. 세일즈를 해서 더 큰 계약을 따올 수 있는 능력, 큰 조직을 관리할 수 있는 능력 등등...


컨설팅에 근무할 때, 주니어는 논리적인 사고와 분석능력, 열심히 일하는 자세면 승진이 되었다. 하지만 시니어로 갈수록, 임원으로 갈수록 클라이언트 미팅을 하는 능력, 클라이언트 계약을 따오는 세일즈 능력, 자기 밑에 있는 컨설턴트들을 잘 골라서 쓰면서 그들의 능력을 이끌어내는 것이 더욱 중요해지는 것을 보았다. 내가 임원이 되었는데도 아직도 내가 실력 있는 주니어처럼 일하면, 시니어로서는 자격 미달이다.


그렇기에 승진해서 가는 자리에 필요한 역량을 내가 갖췄는지, 어떻게 갖춰나갈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4. 강력한 나의 지지자가 없다.


승진할 수 있는 자리는 제한적인데 승진할 대상자는 넘쳐난다. 결국 승진 대상자 중에서 승진자를 결정해야 한다. 그게 같은 부서 내 경쟁일 수도 있지만 다른 부서와도 경쟁해야 할 수 있다.


직원을 승진시킨다는 것은, 승진을 결정하는 상사에게도 큰 일이다. 내가 나의 평판을 걸고 나의 직원을 승진시켜야 하는 것이다. 괜히 잘못된 사람을 승진시켰다가는 불똥이 나에게도 튈 수 있으니. 따라서 상사의 강력한 지지가 있어야, 부서 내 경쟁에서도, 하물며 다른 부서와의 승진자리 경쟁에서도 이길 수 있다.


회사 내 적이 없어야 승진이 잘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나는 적이 많으면서 강력한 지지자가 있는 것과, 적도 없고 지지자도 없는 것 중 선택해야 한다면 당연히 전자다. 슬롯생활 하면서 적이 전혀 없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지켜주고 지지해 줄 사람이 필요한 거다.


적도 없고 지지자도 없는 것은 무관심이다. 연예인에게 제일 슬픈 것은 악플이 아니라 무플이라는 말처럼, 온라인 게임인에게 슬픈 것은 적이 많은 게 아니라 누구의 관심도 못 받는 것이다.




물론 이 이외에도 승진이 안 되는 정말 많은 이유가 있을 수 있다. 승진 안 되는 이유 열 개를 찾을 시간에, 승진이 될만한 이유를 직접 만들어나가는게 낫다.


승진은 지금까지 열심히 한 노력에 대한 보상이 아니다. 회사가 다음 역할을 맡겨도 될지 판단하는 자리이다. 따라서 내가 다음 직급에서 일하는 사람처럼 일하고 있는지, 회사가 나를 올릴 이유를 충분히 만들어내고 있는지 생각해봐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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