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길고 어두운 그림자를 두고
지나간 한 사람
그 자리에 떨어진
개나리 꽃 잎 닮은 손수건
주울까
그대로 둘까
한참을
동그랗게 말고 앉아 들여다본다
숨은 쉬고 있나
잠깐 낮잠이라도 자는 거겠지
꽃샘바람에 흐느적거리다
나풀나풀 어디든 가겠지
미처 못 거둬 꼭지만 동그마니 남은
늙은 호박 사이로
봄밭 민들레 사이로
언뜻 날아왔다 사라진 호랑나비를 닮았다
햇살이 눈부셔 갈길 잃은
때 이른 봄날
그 사람은 미소 없이
탱고 한 곡을 추려고 했던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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