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아메리카, 그리고 이스라엘>, 중동, 이란, 이스라엘
2026년 2월 말, 미국의 이란 공격으로 시작한 이란 전쟁을 무엇이라고 부를 것인가? 어떤 사람은 공격당한 나라의 이름을 따서 '이란 전쟁'이라고 부른다. 러시아로의 우크라이나 침략으로 시작한 전쟁을 우크라이나 전쟁이라고 부르듯이 말이다.
하지만 이런 명명은 침략국을 감춘다는 점에서 정확하지도 않고 정의롭지도 않다. 그래서 미국-이란 전쟁이라고 부르자는 얘기가 힘을 얻고 있다. 아니 이스라엘도 미국 이상으로 이란 공습에 가담했으니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이라고 부르는 게 타당할 것이다. 한국 미디어에서는 언어의 경제성을 고려해, 이런저런 복잡한 사정을 생략하고 '우크라이나 전쟁', '이란 전쟁'이라고 쓰지만 재고해 볼 일이다.
차제에 중동이라는 용어도 바꾸자는 얘기가 심심치 않게 나온다. 중동은 제국주의 원조인 유럽 나라들이 자기를 중심에 놓고 '극동' '중동' '근동'이라는 이름을 붙인 데서 유래한 용어이니, 이것도 한국의 입장에서 서아시아로 바꾸는 것이 마땅하다는 것이다. 나는 이런 이름 바꾸기에 찬성한다.
각설하고,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이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당장 무엇보다 물가고가 서민들의 생활에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 그런데 중동이라고 부르든 서아시아로 부르든 이 지역은 한국 사람이 가장 잘 모르는 곳이다. 석유 생산지라는 정도만 알지 그곳에 있는 나라들의 속 사정은 모른다. 한국을 중심으로 영향이 큰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만 외쳐온 세태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이란과 미국, 그리고 이스라엘>(아사히신서, 다카하시 가즈오 지음, 2026년 3월 30일)은 지금 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 이스라엘, 이란의 세 나라 관계를 삼국지처럼 잘 설명해 주는 바카라이다. 저자인 다카하시 가즈오는 일본에서도 내로라하는 서아시아 전문가다. 일본에서 출판된 바카라으로 아직 한국에는 번역되어 있지 않다.
3월 말 일본에 갈 기회가 있어, 틈을 내어 간다 서점가를 들렸다. 중동에서 전쟁이 한창이기 때문인지 서가에 이와 관련한 바카라이 즐비하게 진열되어 있었다. 한국에는 방송에 전문가들이 나와 입으로 떠들지만, 일본에서는 전문가들이 바카라을 내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관련한 바카라들을 둘러보다가 이 바카라이 가장 지금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잘 설명해 줄 것 같아 주저 없이 집어 들었다. 사고 보니, 저자인 다카하시는 아사히신문에도 간간히 인터뷰가 나오는 진짜 지역 전문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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